•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7일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를 향해 "부끄러운 줄 모른다"고 비난했다. 전날 여야 3개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합의한 안에 대해 홍 원내대표가 내놓은 해석 때문.

    홍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전날 합의한 내용의 문구 중 '협의처리'와 '합의처리 노력'에 대해 나름의 해석을 내놨다. 홍 원내대표는 "'협의처리'라는 것은 그냥 몸으로 막지 않고 표결로 끝난다는 뜻이고, '합의처리 노력'이란 것은 합의하려고 노력해봤는데 안되면 표결 절차로 들어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물리적 충돌을 감수하더라도 표결 처리를 한다는 것인데 홍 원내대표는 "아마 야당은 그때 몸으로 막을 수도 있다"면서도 사회자가 '물리적 충돌 없이 표결로 하는 것에 민주당이 동의했다는 말이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합의가 안 될 경우 민주당이 표결처리에 동의했다는 설명인데 합의안 문구를 보는 민주당의 시각과는 다르다.

    정 대표는 이런 홍 대표에게 "참 부끄러운 줄 모르는 분 같다"고 비난했다. 정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상임고문단 연석회의에서 홍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을 받자 이같이 말했다. 정 대표는 "그 점에 대해선 국민들이 명쾌하게 판단하고 있으리라 생각한다"면서 "국민 뜻을 거스르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아직도 교훈이 부족하다면 그런 말을 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비꼬았다.

    정 대표는 회의 모두 발언에서도 "왜 이런 사태가 초래됐는지 여권은 더더욱 반성해야 한다"면서 "무리하게 일방적으로 예산안을 밀어붙이고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사태를 만들어내고, 갑작스럽게 수십건의 불량 입법안을 갖고 와 밀어붙이려는 발상 자체가 잘못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껴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