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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침묵 뒤 나온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발언에 정가가 흔들리고 있다. 박 전 대표는 5일, 6개월 만에 당 공식회의에 참석해 당 안팎에 큰 파장을 부를 발언을 했다. 쟁점법안 처리를 둘러싼 국회의 장기 파행에 입장을 밝힌 것인데 본회의장 불법 점거 농성 중인 민주당을 비판하면서 자당에도 쓴소리를 했기 때문. 곧바로 당 대변인이 나서 박 전 대표의 발언이 자당의 쟁점법안 처리에 대한 반대 입장은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이미 논란은 '친박-친이' 양진영간 갈등으로 번진 뒤였다.
불만이 크고 박 전 대표 발언에 이견이 분명하지만 친이 진영도 섣불리 공격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고 친박 진영 역시 박 전 대표 발언의 확대 해석을 차단하려 애쓰는 모양새다. 여야 대치정국에서 양진영간 갈등은 여당의 법안처리에 악영향을 줄 수 있고, 이로인한 후폭풍 역시 만만치 않을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친박 진영은 박 전 대표 발언에 여러 정치적 해석이 붙는 데 부담을 느끼는 모습이다. 허태열 최고위원은 6일 불교방송 라디오 '김재원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박 전 대표 말에)정치적 의도를 갖고 여러 억측을 많이 하는데 그렇지 않으리라 본다"면서 정치적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허 최고위원은 박 전 대표 발언이 "(쟁점법안 처리를 두고 여야가) 첨예한 대결 구도를 갖고 가면 경제난에 많이 시달리고 있는 국민의 실망과 고통이 클 것이기 때문에 대화를 통해 처리하면 좋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의 발언이 원론적 입장이었음을 강조했다. 그는 "집권당이 큰 틀에서, 국민통합적 차원에서 이 문제를 접근하는, 대화를 강조하는 말이었다"고 풀이했다.그는 박 전 대표 발언의 배경을 묻자 "2009년 신년 첫 최고·중진회의였기 때문에 참석했고 박희태 대표가 한 말씀 해달라 해서 발언한 것"이라고 설명한 뒤 "한나라당 내부는 내부대로, 민주당 의원은 의원대로, 자유선진당에서는 그쪽대로 전부 박 전 대표 행보를 놓고 자기들 유리한 쪽에서 언급하고, 바람을 밝히고 있다"면서 "그만큼 (박 전 대표가 정치적 행보를 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는 "그간 여러 행보도 자제하면서 오늘까지 왔다"며 "(5일 발언도) 나라가 어렵지 않도록, 국민에게 안심을 주는 정치를 하는 게 좋겠다는 차원에서 말한 것이지 정치적 의도를 갖고 새해에는 새로운 정치 행보를 적극 할 것이라는 여러 억측을 많이 하는데 그렇지 않으리라 본다"고 주장했다.
이번 박 전 대표의 발언으로 '친이-친박' 양진영의 갈등이 더 고조될 것이란 분석에 대해서도 "그런 얘기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나는 그렇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박 전 대표가 그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이번 발언이 이재오 전 최고위원 귀국과 연관돼 있는 것 아니냐는 정가 일부 의혹에 대해서도 "그런 질문은 많이 받지만 가타부타할 입장이 아니다"며 "(이 전 최고위원 귀국문제는) 전적으로 이 전 최고위원 개인 판단 문제"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