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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밤 9시,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3당원내대표회담이 여전히 꼬인 실타래처럼 풀리지 않았다. 이날 오후 2시에 시작한 1차 회담은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에 대한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의 노골적 불만으로 냉랭한 기류만 흐른 채, 별다른 성과없이 끝났다.
2차 회동은 오후 6시 10분경에 재개됐다. 1차회담과 다르게 홍 원내대표의 표정이 밝았다. 협상테이블에 선진과 창조의 모임 권선택 전임 원내대표가 창조당 문 대표와 동행했기 때문이다. 지난 2일 회담에서 문국현 보이콧을 선언한 후, 줄곧 협상에 부정적 태도를 보였던 홍 원내대표는 "오늘은 될 것 같다"며 기대감을 내비쳤고, 김형오 국회의장은 "작품을 만들자"며 의지를 보였다. 협상이 길어짐에 따라 이날 오후 9시로 예정된 한나라당 의원총회가 다음날로 미뤄졌다.
그러나 협상장에서 잠시 빠져나온 서갑원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의 표정을 밝지 못했다. 서 수석은 "(협상이)진전된 상황이 전혀 아니다"고 잘라말했다. 서 수석은 "권선택안(가합의안)을 갖고 홍 원내대표가 한 글자도 고칠 수 없다고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가합의안에 (민주당도) 사인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서 수석은 "사인 안했다. 한 적 없다. 봤느냐"고 부인하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서 수석은 이어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은 2월 중에 할 수 없다. 그리고 방송법은 2월에 상정도 안된다"고 못박았다. 서 수석은 이어 "마치 자기네(한나라당이)가 가합의안이 바이블인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 거짓말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가합의안'은 쟁점법안으로 분류된 미디어 방송법과 한미 FTA 비준 동의안은 2월 이후 합의나 협의를 거쳐 처리하고, 여야 쟁점이 없는 법안은 이번 임시국회 마지막날인 8일까지 조속히 처리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