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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점법안 처리를 둘러싸고 모인 여야3당 원내대표 회동이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의 '문국현 퇴짜'로 무산되자 창조한국당은 불쾌한 기색이 역력하다. 그러면서도 원론적인 입장은 유지하겠다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과 불필요한 싸움을 피하겠다는 것이다.
2일 오후 3시 국회 귀빈식당, 막판절충을 위해 3당 원내대표가 만난 자리에서 홍 원내대표는 새로 협상테이블에 앉은 창조당 문국현 대표에게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했다. 자유선진당과 창조당은 합쳐 만든 원내교섭단체의 원내대표를 연도별로 양당이 번갈아 맡기로 했었다. 이에 따라 2일부터 선진당 권선택 원내대표 대신 창조당 문 대표가 원내대표 자격으로 협상테이블에 앉았다. 홍 원내대표는 전날 (1일) "죄질이 나쁜 공천헌금으로 재판 중인 문 대표와 협상 테이블에 앉기 어렵다"는 이유로 회동 불참을 시사했다. 다음날 홍 원내대표는 문 대표가 협상 테이블에서 악수를 권하자 뿌리치며 "강을 건너고 있는데 사공을 바꾸는게 어디있냐"고 따졌다. 홍 원내대표는 이어 "양당끼리 하자. 민주당이 당에 다시 연락해서 양당이 협상할 수 있게 조치해달라"고 요구했다.
창조한국당 김석수 대변인은 이날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한나라당이 기존에 협상했던 선진당과 창조당이 이념이 다르기 때문에 불리해서 보이콧을 선언한 것 아니냐'는 데 대해 "우리는 잘 모르겠다"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이어 그는 "(한나라당이)일부러 협상을 안하려고 (사태를 이렇게)만드는 것인지도 잘 모르겠다"며 한나라당과의 확전을 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홍 원내대표가 입장을 고수하면 어쩔 것이냐'는 질문에 "국회법적으로 원내대표단이 모여서 교착상태를 대화로 풀 것"이라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창조당 문 대표가 원내대표를 맡게 돼 기류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에 그는 손사래를 쳤다. 김 대변인은 "그렇지 않다. 보수, 진보의 대립구도보다 과거로 가지말고 미래로 가자는 입장"이라고 주장했다. 김 대변인은 홍 원내대표 '회동 보이콧'에 대해 "권선택 원내대표(선진당)가 법적으로 합의한 거라고 했으니 자기가 들어갈 일 없다고 했다. 인수인계는 다했다"고 답했다.
앞서 김 대변인은 이날 3당 원내대표 회동 무산 후, 기자들과 만나 "일단 회담은 추진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한나라당 내부 사정이 복잡한 것 같은데 국민 여망을 저버리진 말았으면 한다"며 "국회법상 2당만 만나면 국회법 위반"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논평에서 "홍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에 대한 호불호 문제로 본안 논의가 무산돼 유감스럽다"면서 "타 교섭단체 대표자 선출권까지 개입해 좌지우지 하려는 홍 원내대표 처사는 정치도의에서 크게 벗어난 것이며 국회법 기본정신을 위반한 것"이라고 불만을 쏟았다. 이어 "교섭상대를 지정해 협상을 하겠다는 것은 교체된 투수를 인정하지 않고 이전 투수를 다시 나오라고 하는 것과 같이 게임의 룰을 어기는 것"이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