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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DJ)이 현 정부 인사들을 '독재자편에 섰던 사람들'이라고 규정한 데 대해 한나라당 친이명박계 의원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친이계 의원들은 "월권 정도가 아니라 또다른 정치적 야욕"(한나라당 김용태의원) " 민주주의로 포장된 편가르기"(장광근 의원) "정치적 상업주의"(진성호 의원)라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DJ는 지난 1일 오후 서울 동교동 자택에서 민주당 지도부 등 야권 신년하례회에서 "지금 권력 잡은 사람들은 우리가 민주주의를 지키려고 감옥 가고 사형당하고 고문당할 때, 독재자 편에 섰거나 방관했던 사람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작년 1년 동안 상상도 못했던 일이 벌어져 악몽을 꾸는 것은 아닌지 혼란스러웠다. 민주주의가 큰 도전을 받고 20~30년 전으로 역주행하고 있다"고 강변했다. 그는 "이제 이 나라 국민에게 다시 강권정치, 억압의 정치를 강요해도 절대 성공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구랍 27일 DJ는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민주연합 결성'을 요구했다. "민노당 민주당 시민단체가 굳건하게 손을 잡고, 광범위하게 민주연합을 결성해서 이명박 정권에 투쟁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DJ의 이런 주장에 김영삼 전 대통령은 "지난 10년간 국민과 민족에 저지른 죄악이 드러날까 두려워 대정부 투쟁을 선동하는 것"이라고 공격했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도 "어떻게 전직 대통령이 반정부 투쟁을 선동하는 발언을 할 수 있느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DJ의 '독재자 편에 섰던 사람들' 발언은 이같이 이명박 정부 반대투쟁의 연장선에서 나온 것으로 여겨진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친이계 김용태 의원은 2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김대중 정부는 부패로 무너진 정권"이라며 "DJ가 '민주주의 위기'라는데 택도 없는 소리다. 민주주의 파괴는 민주당이 하고 있다. 본회의장 점거는 지난 대선과 총선 결과를 부정하는 대선 불복종 운동"이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이 정부 위기는 DJ가 걱정할 일이 아니다"며 "DJ 발언은 월권 정도가 아니다. 또다른 정치적 야욕이 있는 게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우리가 민주화 세력을 부정하면 저쪽에서 반발하거나 공격하는 게 맞지만, 우리가 민주화를 부정 안하는데 이렇게 말하는 것은 역사인식이 결여된 것"이라며 "이런 어불성설이 어딨느냐. 적반하장이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김 의원은 뉴데일리와의 통화 직후, 곧바로 성명을 내 김 전 대통령의 발언을 조목조목 반박했다.또 다른 친이계 장광근 의원도 "사회 곳곳에 갈등과 모순이 횡행하는 게 어찌보면 DJ가 근본원인 제공자이기도 한데 그런 말로 갈등을 일으키고 국민을 분열시키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진성호 의원은 "국회 본회의장을 폭력으로 점거하는 민주당식 태도가 DJ가 꿈꾸는 민주주의냐"며 "DJ가 뭔가 착각하는데 군사독재 잣대를 들이대 이명박 정권 얘기를 하는 것은 DJ의 정치적 상업주의"라고 비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