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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2일 신년국정연설을 통해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국가적 단합을 강조했다. 약 30분간에 걸친 이 대통령 연설에는 '위기'가 21번이나 사용됐고 곧이어 '극복' '경제살리기' '매진' '추진' '박차' 등 이 대통령과 정부의 의지를 담은 단어가 뒤따랐다.
짙은 자주색 넥타이와 검정색 정장을 착용하고 연설장인 국무회의실에 들어선 이 대통령은 시종 차분하면서도 단호한 어조로 연설을 이어갔다. 그는 "이 자리에서 국민 여러분께 호소한다"면서 세계적 경제 위기 역풍을 나라 체질을 바꾸는 개혁 기회로 활용하자"고 강조할 때는 고개에 힘을 줘 역설하는 기운을 분명히 나타냈다.
이 대통령은 모두에 "새해 벽두부터 이렇게 국민 여러분 앞에 선 것은 경제 위기 속에서 국정을 어떻게 펴 나갈 것인지 단 하루라도 빨리 알려드리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결연한 모습을 보였다. 이 대통령은 또 지난해 말 새해 부처별 업무보고를 3개월 이상 앞당겨 실시한 배경을 설명하면서 "경제를 살리기 위해 정부가 하루라도 빨리 움직여야 한다는 생각에서 그렇게 했다"며 극복 의지를 전했다.
이 대통령은 경제위기 조기 극복을 위한 사회 전반의 동참과 희생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제 국회만 도와주면 국민 여러분의 여망인 경제살리기에 더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민생·개혁 법안 처리를 두고 해를 넘기며 대치상황을 연출하고 있는 국회의 결단을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위기 앞에 머뭇거려서는 아무 일도 할 수 없다"며 "지금은 대안없이 비난만 하거나 방관자로 머물 때가 아니라 적극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또 "지금은 남 탓을 하거나 스스로 비하할 때가 아니라 서로 격려하면서 앞으로 나아갈 때"라면서 "우리 힘을 모읍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경제위기를 전대미문의 난국이자, 심하게 이야기하면 거의 전시에 준하는 비상 상황이라고 볼 때 좀더 신속하고 과단성있게 대응하기 위해 각오를 새롭게 다진다는 뜻이 많이 담겨있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나라 틀을 바꾼다는 심정으로 체질을 개선하고 경제주체를 포함한 각 사회 주체들이 자기 희생의 각오로 나서고 사회 전반의 도덕성 함양이 이뤄져야 선진국에 진입할 수 있다는 일관된 메시지"라며 "나라 틀을 바꾸는 체질개선을 한다는 각오로 나서자고 호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시장 박부자씨 등 '대통령을 울린 세 할머니와의 사연'을 소개하면서 위기 속 민생챙기기 의지를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어려울 때 일수록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서로를 위하는 따뜻함"이라며 "정부도 국민 한사람 한사람을 보살피는 따뜻한 국정을 펼치겠다"고 다짐했다.이 대통령은 경제 위기 상황 진단에 이어 '희망'과 '용기'의 메시지로 연설을 마무리했다. 이 대통령은 "위기에는 반드시 끝이 있다"면서 "위대한 우리 국민은 숱한 위기를 딛고 '기적의 역사'를 만들어 왔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 역사는 2009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며 "훗날 2009년이 대한민국이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켜 선진 일류국가로 가는 초석을 닦은 해로 기록되도록 하자"고 역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