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형오 국회의장을 비롯한 입법부 인사들은 청와대가 2일 오후 개최하는 신년인사회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해마다 청와대 신년인사회에는 입법부를 대표하는 국회의장이 대법원장과 국무총리, 헌법재판소장,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등과 함께 참석해왔다. 

    이와 함께 국회 각 상임위원회 위원장과 각 당 대표,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사무총장 등도 관례로 참석해 대통령과 국정운영 방향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참석 대상자들에게 신년인사회 초청장을 발송했으나 국회에서 쟁점법안을 둘러싼 대치가 지속함에 따라 여야가 모두 불참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장 측은 2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지금 여야가 협상 국면이고 임시국회가 긴박하게 돌아가서 여야 모두 참석하기 어렵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안다"며 "정치권 인사들은 신년인사에 참여하지 않고 임시국회에 전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특히 여당 인사들까지 참석하지 않는 것은 만약 신년인사회 이후 국회 협상에 약간의 기류변화만 생겨도 야권으로부터 `청와대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살 수도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과거 야당이 청와대 신년인사회에 참석하지 않은 전례는 있지만, 여당 지도부까지 불참한 것은 이례적이다.

    한나라당은 야당 시절인 노무현 정부 때 2008년 신년인사회를 비롯해 노 대통령이 재임 동안 주최한 5차례의 신년인사회에 "여권 위주의 행사에 갈 필요가 없다"며 모두 참석하지 않았었다. 

    지난 2003년 김대중 당시 대통령의 신년인사회에는 한나라당 출신의 박관용 국회의장이 참석했었다.[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