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쟁점법안처리를 둘러싸고 29일 열린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이 서로의 입장만 확인한 채 끝나자,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태도에 못마땅해 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30일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의 태도는 시험날짜가 정해지고, 다가오는데 공부안하고 밖에서 실컷 놀다가 교실 점거 후 시험을 연기해달라는 식"이라고 비유했다. 홍 원내대표는 '1월 8일까지 쟁점법안 처리를 위한 여야 대화'를 촉구한 김형오 국회의장에게는 "담임 선생님이라는 분은 시험연기 요구하는 학생들에게 합의해보라고 말하고 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홍 원내대표는 "국민 보기도 창피하고, 참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담임선생님 말도 일리있다. 학급을 좀 원만하게 이끌어 가겠다는 충정도 이해가 가나, 이것이 전례가 되면 시험 앞두고 시험공부 안하고 밖에서 놀다가 뒤늦게 와서 시험 연기해달라며 교실 점거 폭력 사용하는 학생 입장을 담임이 두둔하는 일 밖에 안된다. 이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그 사이에 공부 많이 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홍 원내대표는 "여태 공부한 대로 시험 일자 변경없이 시험을 치르고자 한다"며 "국회의장이 (국회)원상회복을 위해 '질서유지권'을 행사하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홍 원내대표는 "의장은 국민 앞에 약속했으니 (질서유지권 발동)해야 한다"며 "교실 불법으로 점거당한, 열심히 일하고 공부한 선량한 학생 위해 이젠 폭력으로 교실 점거하는 일은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꼭 연말까지 시험일자를 준수해서 치르자"고 말해 쟁점법안 연내처리 의지를 드러냈다.

    홍 원내대표는 18대 국회가 열린 후 법안을 단 한 건도 상정하지 못한 문화체육관광방송위원회 고흥길 위원장에게 "한 마디 해달라"고 요구했다. 고 위원장이 웃으며 난감한 표정을 짓자, 홍 원내대표는 "그 반에 제일 불량학생이 많잖아"라고 뼈있는 농담을 건넸다.

    이날 10시로 예정된 여야 3당 원내대표회담은 30분 늦게 회동하는 것으로 변경됐고, 당초 한나라당 의원총회도 오전 11시로 예정됐었지만 오후 1시 30분으로 연기됐다. 홍 원내대표는 "오늘 마지막 결정을 하는 날"이라며 각오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