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은 26일 '민주당 국회 본회의장 기습점거'에 '자해정치' '절도범' 등 강경한 단어를 써가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예상 외의 공격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는데 기자들에게 공개된 중진의원 긴급회의를 회의 시작 3분 전 급작스럽게 비공개로 바꾸고, 2시로 예정된 의원총회도 긴급회의 연장으로 인해 15분 가량이나 뒤늦게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민주당 본회의장 기습점거'에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특히,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본회의장 진입과정에서 '열쇠전문가'를 동원했다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국회사무처장이 영등포경찰서에 의뢰해서 수사하고 있는 중인데 민주당이 오늘 새벽에 열쇠전문가를 동원한 듯하다"며 "본회의장을 진입 못하도록 잘 경비해달라고 일주일 전부터 요청했는데 외부에서 와서 열쇠를 따고 본회의장에 들어갔다"고 허탈해했다.

    홍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망치와 해머, 전기톱까지 동원하는 것을 넘어서서 이젠 도둑처럼 새벽에, 열쇠전문털이범같이 몰래 따고 잠입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은 탄핵때 상황을 다시 연출하겠다는 방법 밖에 없다는 식"이라며 "탄핵때 자해정치로 끌려가는 모습을 보여서 방송국이 18시간씩 그 장면만 방송해서 큰 덕 봤다. 그러나 이젠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2004년같은 상황을 연출하겠다는 게 민주당 방침이지만 지금은 경제위기다. 경제를 살리고 서민경제를 살리라는 국민 요구가 팽배한 때"라고 지적했다. 박희태 대표 역시 "민주당은 꼴사나운 농성을 집어 치워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앞서, 국회 사무처는 브리핑에서 "민주당이 오늘 오전 8시 10분경 열쇠전문가들을 이용해 국회의장 출입문을 열고 본회의장 안으로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사무처는 "민주당 의원들은 사다리와 자전거체인, 자물통 등 본회의장 반입이 금지된 물건을 이용해 출입문을 안에서 폐쇄했다"며 "각 출입문의 잠금장치 열쇠구멍에 젤형 특수 액체물질을 주입하는 바람에 국회 직원조차 문을 열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사무처 한 관계자는 "정확하게 본드, 강력순간접착제를 이용했다"며 혀를 내둘렀다.

    한나라당 윤상현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민주당은 자해정치를 위한 생쑈를 당장 걷어치워라"고 비난했다. 윤 대변인은 평소와 다른 격앙된 어조로 "민주당의 최종목적은 어떻게든 자신들이 끌려나가는 모습을 연출해 방송과 신문에 내보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뒷문을 몰래 뜯고 들어갔다니, 가히 절도범 수준"이라며 "떼거리로 몰려다니며 떼쓰는 '떼판정치'로 나랏일을 통째로 망가뜨리더니, 이젠 '도둑정치'까지 추가했다. 막가겠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한나라당은 법률 검토작업을 통해 100여개 안팎의 쟁점 법안을 연말까지 처리하기로 내부방침을 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