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 '전기톱 등장'에 이어 이번엔 경찰과학수사팀까지 등장했다. 26일, 민주당의 본회의장 기습점거 때문이다. 본회의장 문을 누가 열었느냐를 두고 국회 사무처 직원들과 민주당의 책임소재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것. 

    지문 감식이 이뤄진 문은 두 곳. 국회 본관 3층에 위치한 이윤성 국회부의장실, 문희상 국회부의장실 맞은 편 문이다. 민주당은 이 부의장실 맞은 편 문을 통해 본회의장실에 진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영등포경찰서 과학수사대는 이날 국회에 출동해 본회의장으로 연결된 출입문의 손잡이와 열쇠구멍에서 지문을 채취했다. 국회 본관에 사법 경찰이 출동한 일은 이례적이다.

    국회 관계자에 따르면 민주당 신학용 김재균 의원이 전날(25일) 본회의장 출입문을 확보했고, 이곳에서 잠을 잔 후, 이날 아침 8시 50분경 민주당 의원 52명이 의원총회를 마친 뒤 본회의장 뒤쪽 비상 계단으로 난 문을 통해 진입했다. 오전 11시 현재 본회의장을 점거하고 있는 민주당 의원은 총 54명이다.

    민주당의 본회의장 진입을 두고 국회 사무처 직원들의 얼굴엔 난감함이 엿보였다. 민주당 측은 본회의장 진입시 다른 출입문은 모두 안쪽에 빗장이 쳐져 잠겨있었지만 이 부의장이 사용하는 문이 열려있어 그 문을 통해 진입했다고 주장한다. 정당하게 본회의장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민주당 주장대로 열린 문이 있었다면 국회 경위처는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된다. 그러나 민주당 주장에는 석연치 않는 부분이 있다. 

    국회 사무처는 민주당이 잠긴 문을 강제로 열고 진입했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사무처 관계자는 "민주당이 열쇠공을 부르거나 미리 준비했던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간 것 같다"고 반박했다. 또 "지금 국회에서는 '여당시절이 길었던 민주당이 국회 본회의장으로 연결된 뒷문 지리를 잘 알았을 것"이라며 "민주당이 '열쇠를 복사해둔 것 아니냐'는 농담도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민주당 김유정 대변인은 국회 정론관에서 "(민주당 본회의장 진입)도대체 어디로 들어갔냐를 두고 의문이 많은데 어제가 크리스마스였다. 산타클로스가 안내해준 문으로 들어갔다"며 실소를 금치 못할 브리핑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