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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23일 "힘들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면 내년 한 해가 지나면 웃을 일이 좀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연말을 맞아 청와대 영빈관에 250여명의 '일하는 어려운 이웃'을 초청해 오찬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이 자리에는 이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도 함께 했다.
이날 초청된 '일하는 어려운 이웃'은 환경미화원, 재래시장 상인, 택시기사, 신문배달원 등 묵묵히 생업에 종사하고 있는 서민들이다. 지난 4일 이 대통령이 서울 송파구 가락동 농수산물시장 방문 당시 목도리 선물로 잘 알려진 무 시래기 노점상 박부자씨(72)도 초청됐다.
이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힘들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를 서로가 위하는 것"이라며 "가족끼리, 이웃끼리 서로서로 위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온 나라가 경제를 살리겠다고 노력하니까 내년쯤 지나면 좋아지지 않을까 한다"면서 "어려울 때 희망을 가져야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과거 노점상, 환경미화원 생활 등 직접 경험한 일을 들려주며 희망과 용기를 잃지말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여러분 마음을 이해한다"며 "재래시장에서 말로 위로하는 것보다 물건 하나라도 사주는게 좋았다"고 소개한 뒤 "그 경험으로 박 할머니에게 (무 시래기를) 샀다"고 말해 장내 웃음이 터져나왔다.
이 대통령 특별 지시에 의해 오찬 메인 요리는 박씨에게서 구입한 무 시래기 갈비탕이 준비됐다. 당초 다른 음식을 마련하려고 했지만 이 대통령이 직접 메뉴를 바꾸라고 지시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이 대통령과 김 여사는 참석자들에게 자주색 목도리를 선물로 전달했다.
박 할머니 외에도 TV 르포 프로그램(KBS 1TV '동행')에 출연해 잔잔한 감동을 줬던 부산의 노점상 최승매(43.여)씨, 청와대 경내에서 남편과 함께 구두수선을 하던 중 남편의 뇌종양으로 혼자 생계를 꾸려나가고 있는 이순희(36.여)씨 등이 초청됐다. 이 대통령은 TV 시청 후 최씨의 딸 이수진양에게 격려 편지를 보냈다.
서울 종로구청 환경미화원으로 청와대 인근 청소를 맡으면서 췌장암으로 투병 중인 노모를 극진히 간호하고 있는 정준섭(46)씨, 지난 2월 이 대통령 취임식 전날 국민대표로 보신각종 타종식에 참여했던 대구 서문시장 노점상 박종분(59.여)씨도 자리를 함께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경제난국으로 서민이 특히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고 있는 이웃을 격려하기 위한 자리"라면서 "이 대통령 자신이 어린 시절 노점상, 환경미화원 등을 직접 겪었기 때문에 이들과의 만남에 남다른 감회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