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의 유족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가운데 친노사이트 '민주주의 2.0'에도 노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네티즌의 의견이 올라오고 있다. '노공이산'이라는 필명으로 국가적 사안마다 자신의 입장을 피력한 노 전 대통령은 남 전 사장의 유족들이 자신을 고소한 19일 이후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20일 이 사이트에 글을 올린 '마늘정'은 "노 전 대통령은 변호사 출신으로 그 누구보다도 법을 잘 아는 사람"이라며 "대통령이란 자리가 그 정도 영향은 준다고 생각을 한다면 노 전 대통령이 남상국씨 문제를 말한 건 분명히 문제가 있다" 고 지적했다.

    이 네티즌은 노 전 대통령의 친형 건평씨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은 그 형을 시골에 별 볼 일 없는 사람이라고 했지만 이번에 드러났듯이 '별 볼 일 없는 사람'이 아니라 '아주 대단한 사람'"이라고 비꼬았다. 그는 "돈을 준 사람만 나쁘다고 해도 대통령이란 사람이 형의 문제에 나서서 중립은 커녕 형을 비호하고 상대방을 파렴치범으로 만들어 버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이 생방송으로 전 국민을 향해서 말을 해버렸으니 남씨는 도저히 그 치욕을 감당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노 전 대통령은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네티즌 '어른아이'는 "노무현의 지지자들은 남씨의 뇌물공여가 우선적인 잘못이라는 논리로 노 전 대통령을 옹호하고 있지만, 이는 너무나 편협한 생각이고 유족들이 제기한 고소사건의 본질을 완전히 호도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어른아이'는 "노 전 대통령은 남씨 유족에게 사과해야 한다"며 "남씨가 머리 조아리고 돈 준 파렴치범이라고 하더라도 대통령이 전 국민을 상대로 한 공개 생방송에서 개인을 모욕하고 심각하게 명예를 훼손하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고 명백한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노사모 분위기는 조금 달랐다. 노사모 홈페이지에 글을 올린 '중달'은 "뇌물을 주고 받는 짓을 하지 말라고 말한 게 잘못이면 역대 대통령들은 전부 살인마고, 사형에 처해야 한다"고 강변하며 노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아이디 '산처럼' 역시 "남 전 사장이 부끄러운 것 하나없이 당당했더라면 자살까지 선택했을까요? 고인께는 정말 외람된 말이지만 그 분께서 자살을 선택하신 것은 정말 부끄러우셨던 것이 아니었을까"라며 "그분께서 했던 일련의 행동들이 전혀 없었던 일이 아니라면, 법적인 명예훼손까지 책임져야 할 문제는 아니다"고 주장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sk1986'은 "대통령이란 자리에 맞지 않았고 예의에도 벗어난 처신이었다"며 "특정인을 TV생중계 방송에서 공개하고 망신주려는 행위였다고 생각된다"고 비판했다. 또 'loj0304 '은 "돈 준 일이 없으면 없다고 하면 될 일을 갖고, 한강은 왜 찾아가서 투신했는지 정말로 안타깝다"면서도 "권력자가 전국에 다 대고 방송을 했으니 참담한 심정은 이해가 간다"고 말했다.

    지난 2004년 당시 건평씨가 대우건설 남 전 사장으로부터 인사청탁의 대가로 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자 노 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대우건설 사장처럼 좋은 학교 나오시고, 크게 성공하신 분들이 시골에 있는 별 볼일 없는 사람에게 가서 머리 조아리고 돈 주고 그런 일 이젠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회견 몇시간 뒤 남 전 사장은 한강에 투신자살했다. 4년 9개월이 지난 현재 건평씨가 '친노게이트'로 구속되고 노 전 대통령의 당시 기자회견이 뉴스를 통해 재전파되면서 유족들의 분노를 사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