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FTA(자유무역협정)비준안 상정이 된 후, 민주당이 공격 타깃을 찾았다. 한나라당 박진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이다. FTA 상정 후, 민주당은 정부·여당과 김형오 국회의장 그리고 박진 의원을 싸잡아 비난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중립 성향에 온화한 성품으로 여야 모두에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는 박 의원에게 뒷통수를 맞았다는 생각에 날을 세우고 있다. 박 의원의 질서유지권 발동으로 외통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출입을 원천적으로 봉쇄당했다는 게 그 이유다.

    민주당은 박 의원에 대한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19일 국회에서 대선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박 의원이 엘리트고, 신사인 것을 잘 알잖느냐. 박 의원이 한미FTA는 합의해서 처리하겠다고 천명했는데 왜 번복했느냐"며  "그것은 뒤에 누군가가 역할을 해서 (입장을)번복을 한 게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정 대표는 "여당 대표도 제대로 장악력이 없는 것 같고, 스스로가 독자적으로 의사결정 할 권능이 없는 듯 보인다"며 "청와대의 원격조종과 지시에 의해서만 작동하는 것이 한나라당"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한나라당에 속도전을 주문하니, 여당 대표가 '전광석화'를 얘기하는데 한나라당 지도부는 청와대만 다녀오면 달라진다"며 "한나라당은 이 대통령의 하수인으로 전락한 정당이 돼버려서 이 대통령도 여당 지도부도 믿을 수 없다"고 각을 세웠다. 또, 정 대표는 이명박 정부를 "무능하면서도 탐욕스런 수구 정권"으로 규정했다. 정 대표는 "보통 무능하면 욕심이 적어야 하는데 무능하면서 아주 탐욕스럽다"며 "그간에 해 온 인사를 보면 대표적으로 그런 것이 나타난다"고 주장했다.

    김형오 국회의장에 대한 불만도 이어졌다.  정 대표는 "여야가 공존하면서 국회운영을 수행할 수 있도록 의장이 중심을 잡아야 하는데 이렇게 무더기로 직권상정한 예가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말 부끄러운 일이기에 우리가 의장실서 항의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날 오전 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도 한미 FTA가 한나라당 단독처리로 상정된 것은 한나라당 지도부의 입각경쟁이 하나의 원인이라고 주장하며 박 의원을 비난했다. 원 원내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예산안 처리 때는 기한 내 처리라는 것을 갖고 홍준표 원내대표가 충성심을 과시하려고 했고, 한술 더 떠서 이한구 예결위원장은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해서 홍 원내대표가 직접 지시하고 본인이 수용했던 형님운하, 대운하 예산, 1000억원 삭감을 예산안을 짜는 과정에서 완전히 빼 버렸다"며 "이건 정말 사기 작전"이라고 비난했다.

    원 원내대표는 "이번에는 박 위원장이 홍 원내대표보다 더한 충성심을 과시하기 위해서 원내대표의 여야 간사간의 협의를 종용하는 것을 거부하고, 그냥 강행 처리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원 원내대표는 거듭 "입각을 위한 전반적인 충성심 경쟁이 시작되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