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했다. 전 의원은 2004년 당시, 노 전 대통령의 친형 건평씨가 대우건설 남상국 전 사장으로부터 인사청탁 대가로 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고, 남 전 사장이 자살하게 된 사건을 거론했다.

    전 의원은 18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나는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오싹하다"고 회고했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그의 국회 탄핵안 처리 하루 전이라 더욱 언론의 조명을 받았다. 전 의원은 "국회에서 초읽기 탄핵움직임이 있을 때, 노 전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나는 그때 그가 반성문을 읽을 줄 알았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이 '대통령 못 해먹겠다'고 까지 한 점, '남북관계 잘 되면 다른 것 다 깽판쳐도 된다'고 한 점, 모두 죄송하니 반성하고 앞으로 잘할테니 국회에서 탄핵도 노무현이 아니라 나라 생각하셔서 멈춰주길 바란다고 할 줄 알았고, 문제를 일으킨 형님에 대해서는 '패가망신'이고 단속하겠고 피해입으신 분께 죄송하다는 말씀도 거듭 드린다고 말할 줄 알았다"고 했다.

    노 전 대통령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대우건설 사장처럼 좋은 학교 나오시고, 크게 성공하신 분들이 시골에 있는 별 볼일 없는 사람에게 가서 머리 조아리고 돈 주고 그런 일 이젠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회견 몇 시간 뒤, 남 전 사장은 한강에 투신 자살했다. 전 의원은 "내 가슴을 탁 치게 만든 말"이라며 "나는 내 귀를 의심했다"고 술회했다. 전 의원은 "아니 대통령이, 전국민이 최대의 관심을 갖고 보는 탄핵 전날 TV회견에서 4000만 국민 앞에서 한 개인의 실명을 찍어 저리도 심한 말을 하다니…"라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그날 전국에 생중계된 TV화면에서 그는 국민을 협박하고 우리 사회에 으름장을 놓았다"고 비판했다.

    전 의원은 "고 남상국 사장은 아버지고 남편이다. 대한민국 모든 지아비가 그러하듯 온 세상의 수모와 멸시를 다 받아도 집에서만은 존경받는 가장일 것인데 그 가장을 가족 앞에서 실명을 거명하며 '인격살인'을 하다니…"라며 "나는 과연 저 사람이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란 말인가라고 되묻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다. 전 의원은 "그런데 곧 몇시간도 안돼 TV화면에 '남상국사장 한강 투신'이라는 속보가 떴다"며  "대통령이라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임무인데 그 대통령이 오히려 한 국민이 스스로 생명을 포기하게 만든 데 나는 분노했다"고 전했다.

    전 의원은 "그러나 한국의 방송은 탄핵현장에서 살아서 울부짖는 노무현의 '의원들'만을 19시간 내내 비춰졌다"며 "엄동설한에 지아비를 잃고 난데없는 슬픔과 고통을 당했던 고 남상국 사장의 가족들은 철저히 봉쇄당하고 어떤 소식도 알 수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전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은)남 전 사장 가족에게 사과하라"며 "별볼일 없는 형님의 3000만원부터 30억원에 이르는 패가망신 할 뇌물 수수에 대해서도 국민들 앞에 엎드려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남 전 사장의 유족들은 노 전 대통령이 공개 사과를 하지 않을 경우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