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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18일 한미FTA(자유무역협정)비준동의안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 상정키로 공언한 데 대해 민주당은 "여야간 합의를 깨는 직권상정은 용납 못한다"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반드시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는 17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미FTA는 여야 외통위 간사 간에 합의 상정하기로 약속한 바 있고, 박진 외통위원장도 여야간 합의 존중해서 합의 될 경우 상정을 약속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민주당은 미국 버락 오바마 차기 대통령이 한미FTA에 부정적 입장인 상황에서 한나라당이 FTA 비준안을 강행처리 하려는 태도가 잘못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민주당도 한미 FTA에는 기본적으로 찬성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미국 행정부가 자국 의회에 한미FTA 이행법안을 제출할 경우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방침이다. 원 원내대표는 "미국 행정부가 자국 의회에 한미 FTA비준동의를 요청하면 30일 이내에 우리 국회 비준철자에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상정 강행시 벌어지는 모든 사태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한나라당이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민주당은 '선 FTA 피해대책 마련 후 FTA비준 동의안 처리'를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은 ▲소 직불금 도입 및 농축수산업 피해 대책 ▲파생금융상품 규제감독 조치 강화 ▲중소기업 사업전환 대책 강화 ▲제약분야 보호대책 ▲영화 및 문화산업 전반에 걸친 지원대책 확대 등 다섯가지 선 피해대책 마련안을 내놨다.
외통위 민주당 간사 문학진 의원은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가 '전쟁모드로 들어간다'고 하고 박희태 대표도 '속도전을 하겠다'고 말하는 것을 보면 2009년 예산안 처리 후 한나라당이 일종의 자신감을 가졌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전쟁모드'라니 국회가 전쟁터냐"며 "그렇다면 우리도 전쟁 모드로 갈 수 밖에 없다. 이에는 이다. 한나라당의 약속파기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오바마가 한미 FTA는 언페어(unfair 불공평)하다고 여러차레 말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한나라당이 왜 이렇게 FTA를 서둘러 밀어붙이려는지 잘 모르겠다"면서 "짐작건대 어디서 오는 오더(order 주문)를 수행하는…조바심 같다"고 주장했다. 문 의원은 "한미 FTA를 민주당이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한다"고 주장했다.
원 원내대표 역시 'FTA 자체는 찬성하는 입장이냐'는 질문에 "그렇다. 미국 행정부의 입장만 분명해지면 우리도 즉각 동의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는 우리가 먼저 FTA를 비준해서 미국을 견인하겠다는 식의 상대방과 상호존중이 아닌 점. 그러면서 미국에 압력을 가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닌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한미 FTA가 무리하게 작용하는 것이 걱정"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오는 18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 한나라당이 FTA비준안을 직권상정할 경우 실력으로 저지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