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이 새해 예산안 처리를 둘러싸고 보인 민주당의 행동에 못마땅해하고 있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예산안 강행처리에 항의하는 뜻으로 상임위 등 모든 국회 의사활동을 보이콧한 상황이다.
한나라당 윤상현 대변인은 17일 논평에서 "민주당이 무슨 완장 찬 무소불위의 판정관인가"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윤 대변인은 "민주당이 국회에서 모든 법률안을 자기 허락받고 처리하라는데 법안 협의에는 응하지도 않으면서 자기 마음대로 검열하고, 딱지 붙이기 하겠다는 것은 야당 역할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윤 대변인은 "모든 상임위와 국회의원 권한까지 빼앗아가며 '의정활동 보이콧'을 선언한 것도 참 창피하고 민망한 일"이라며 "유치원 아이들도 이렇게는 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일하기 싫으면 혼자 놀면 되고, 공부하기 싫으면 혼자 나가주면 된다. 그러나 남까지 그렇게 만들지 말라"며 "국회의사당은 국민 대표들이 회의하고 일하는 곳이지, 싸움꾼들이 난장판치고 노는 곳이 아니다"고 말했다.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도 민주당에 불만을 쏟아냈다. 홍 원내대표는 앞서 이날 아침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예산처리를 하고 난 뒤에 민주당에서 일방적으로 됐다고 주장하면서 어제는 국회의장 사무실을 항의방문 했는데 상당히 이율배반적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야당 모 의원은 자기 지역구에 예산을 끌어왔다고 자랑스럽게 주민들에게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서울에 와서는 예산이 잘못됐다고 항의하는 이중적 행동을 한다"고 지적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것은 정치적 도의, 상도에 어긋난다"면서 "예산에 대해서는 민주당이 80~90%만족스럽게 처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년도 예산안 편성에서 호남 지역에 예산이 많이 확보됐다는 사실을 거론했다. 홍 원내대표는 "야당 텃밭 지역에 역대 최고 예산이 배정된 것은 민주당이 역할을 한 게 아니라 한나라당의 호남예산 배려"라며 "자기들이 갖고 온 양 이율배반적 행동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거듭 불쾌감을 표출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어 "민주당이 법안처리를 온몸으로 막겠다고 하니, 네티즌들이 '몸으로 막는건 노가다 판에서나 하는 일이니 머리로 막아라'고 댓글을 달던데, 몸으로 막는건 17대 때 끝났다"고 질타했다. 그는 "민주당이 권리 위에 잠자는 자가 돼서는 안된다"며 "예산 심의 확정권은 끝났다. 남은 것은 법안 심사권인데 민주당이 이를 포기하고 국회 보이콧을 선언하면 권리 위에 잠자는 자가 된다. 법은 그런 것을 보호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