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은 자당의 불참 속에 처리된 새해 예산안을 "12·12 쿠데타"라고 거세게 반발하고 있지만 정작 여론은 이런 민주당에 한나라당보다 더 낮은 점수를 줬다. 연말 쟁점 법안 처리를 두고 여당과의 힘겨루기를 앞둔 민주당으로선 고민이 더 커졌다.

    내일신문과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가 공동 실시한 12월 정례여론조사 결과,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불참 속에 파행으로 처리된 새해 예산안을 두고 여론은 여당보다 야당에 더 낮은 점수를 준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권에 국민의 비판 여론이 높은 상황인데 여론은 여당인 한나라당 보다 제1야당인 민주당의 역할에 더 큰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신문이 15일 보도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여당인 한나라당보다 제1야당인 민주당에 대한 여론 평가가 더 혹독한 것으로 조사됐다.

    민주당의 야당 역할에 대한 평을 묻자 응답자의 71.3%가 '잘못한다'고 답했다. '잘한다'는 응답은 16.3%에 그쳤다. 지지율도 11월 조사(11월 15~16일) 때와 마찬가지로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11월 조사 때 8.4%였던 지지율이 이번 조사에서도 같은 수치로 나타났다. 한길리서치 홍형식 소장은 민주당의 지지도 정체를 "IMF를 극복한 경험은 온데간데 없이, 정략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여당인 한나라당에 여론의 평도 '낙제'수준이다. 한나라당의 역할을 응답자의 65.1%가 '잘못한다'고 평가했다. '잘한다'는 응답은 25.1%에 불과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의 텃밭이라 할 수 있는 수도권에서 평가가 저조했다. '잘못한다'는 평가는 서울이 79.6%(잘한다 15.9%), 경기·인천은 58.6%(잘한다 29.1%)로 낮았다.

    여당의 지지기반인 부산·경남권에서도 '잘못한다'(57.7%)는 응답이 '잘한다'(34.2%)는 응답보다 높았다. 이런 평은 지지율에도 영향을 크게 미쳤다. 이 조사기관의 9월 조사 당시 한나라당 지지율은 39.0%였으나 이후 월 정례조사때 마다 하락해 이번 조사에선 25.3%까지 추락했다. 홍 소장은 "국가위기 상황에서 한나라당이 위기를 극복하는 모습보다는 '보수개혁' '기득권 이익'을 대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홍 소장은 또 "한나라당이 추진하는 보수개혁법안은 보수층 내부에서도 동의받기 어려운 내용이 있다"고도 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2~13일 양일간 전국 19세 이상 성인남녀 9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3.26%P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