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러면 다 같이 망한다" "한나라당은 국민들의 기대를 배신했다"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이 자당을 이렇게 평했다. 전 의원은 172석의 거대 여당인 자당이 제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봤다. "이러면 다 같이 망한다"는 게 전 의원의 현 진단이다. 전 의원은 11일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민경욱 입니다'에 출연, 자당에 대해 "집권 여당으로서 책임도 무겁고, 무한대의 책임을 져야 되는데 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 의원은 "국민들이 (한나라당에) 일을 확실하게 할 수 있도록 172석을 줬는데 국민들의 기대에 아직 못 미친다"면서 "국민들이 몸이 비대해진 한나라당이 성장통을 앓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마치 뇌졸중, 심장병 등등의 성인병을 앓고 시들시들하게 제 역할을 못하는 것은 아마 상상도 못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그런 점에서 한나라당은 국민들의 기대를 배신한 것"이라고 주장했고 "한나라당 모습이 지금 이래서는 안된다"고도 했다.

    박희태 대표에 대한 한계도 꼬집었다. 전 의원은 172석의 거대 여당의 수장이 원외라는 점에 문제가 있다고 봤다. 그는 "나는 기본적으로 박희태 대표가 원외라는 점이 여러 가지로 박 대표가 아무리 노력을 해도 한계이지 않느냐"면서 "원외의 대표를 내세우고 가는 것 자체가 집권여당의 역할을 기본적으로 접고 들어가는 것 아니었나 그런 의문을 처음부터 갖고 있었는데 그것이 현실화 됐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이어 "박 대표도 요즘들어 일주일 동안 몸이 불편해 제대로 공식행사에 참가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대표는 그 정당의 간판이기 때문에 대표가 건강하고 반짝반짝 빛나고 기운이 넘치고, 의욕이 넘치는 모습을 국민들께 전해야 되는데 박 대표가 건강도 안좋지만 정신적으로도 여러가지 불만족해 (당 공식행사에) 안 나오고 있다는 소문이 장안에 있다. 이것은 굉장히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사회자가 "건강한 원내인물로 대표를 바꿔야 한다는 소리로 들린다"고 하자 전 의원은 "지금은 대표를 바꾸고 그런 시점이 못된다"면서도 "다만 원칙적으로 172석이라는 이 대단한 숫자의 집권당을 이끌어 간다는 게 보통 녹록한 일이 아니다. 원내에 있어도 힘들 것인데 원외에 있다는 것은 박 대표 개인으로 볼 때 본인도 힘들 것이고 그런 한계로 부터 출발했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예상됐다는 점은 참 유감스럽다"고 박 대표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전 의원은 자신의 발언이 "지도부를 흔드는 것이 아니라 지도부의 각성을 촉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고 "지금 이래서는 안 된다. 이러면 다 같이 망한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