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경주행에 여권이 다시 요동치고 있다. 박 전 대표는 11일 경주행을 계획했다. 지난 대선후보 경선 때 자신의 안보특보를 맡았던 정수성씨(예비역 육군대장)의 출판기념회에 참석 하기 위해서다.

    박 전 대표의 경주행 여부는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던 일정이다. 정씨가 내년 4월 재선거 출마를 준비 중이란 소문이 돌고 있기 때문. 이 지역은 무소속 김일윤 의원이 선거법 위반으로 2심에서 실형을 받아 의원직 상실 위기에 있어 내년 4월 재선거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지난 총선에서 김 의원에게 패한 친이명박계 핵심인 정종복 전 의원도 재선거를 준비 중이라 정씨가 출마할 경우 다시 '친이-친박' 힘겨루기가 재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박 전 대표 측도 경주행 성사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았다. 괜히 정치적 논란만 일으킬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박 전 대표의 참석만으로도 정씨에 대한 선거지원으로 비쳐질 수 있기 때문. 친이 진영에서는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부적절한 행보"라며 불만도 크다. 더구나 정 전 의원의 국회 재입성은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도 지원사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그간 전략적 협조 관계에 있던 '이상득-박근혜' 두 사람의 힘겨루기로 발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당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박 전 대표는 이런 정치적 해석에 손사래 치고 있다. 8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제10회 백봉 신사상 대상을 수상한 그는 행사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씨의 출판기념회에 참석 하는 것을 "국방 분야에서 많이 도와주신 분이고 그날 대구 방문 일정이 있어 바로 옆 지역이라 가서 축하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하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친박 진영에서조차 이번 박 전 대표의 경주행에 의외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어 박 전 대표의 손사래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