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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도 예산안과 감세법안 처리를 놓고 물리적 충돌이 불가피하게 됐다. 4일 오후부터 진행된 여야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담이 결국 결렬되면서 여야는 다시 힘겨루기를 해야 할 상황이다.
172석의 거대여당을 만들어줬음에도 불구하고 법안처리 등 추진력이 부족하다는 비판에 놓인 한나라당은 힘으로 밀어붙이겠다는 판단이다. 5일 오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소집한 홍준표 원내대표는 9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새해 예산안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희태 대표 역시 숫적 우위를 바탕으로 예산안 처리를 강행하겠다고 했다.
박 대표는 인사말에서 "이제 남은 길은 돌파 밖에 없다. 다 같이 힘을 모아 힘차게 돌파해 나가자"고 소속 의원들에게 주문했다. 박 대표는 "우리에게 절대과반수를 준 국민의 뜻이고 어려운 경제 위기를 극복해 달라는 국민의 간절한 소망이기도 하다"면서 "여태까지 우리는 많은 인내심을 갖고 대화를 거듭 시도했다. 타협을 위해 노력했지만 이제 더 물러날 길이 없다. 대화도 막혔고 타협도 막혔다"고 말했다.
야당과 직접 협상테이블에 앉았던 홍 원내대표는 민주당에 대한 불만을 쏟았다. 민주당이 예산안 처리 시한을 15일로 제시한 것을 두고 홍 원내대표는 "15일이라는 날짜를 갖고 온 것은 정기국회 내 처리할 모든 법안을 예산과 묶어서 협조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예산안 하나만 처리하고 나머지 법안은 처리하지 못하게 하는 책략에 불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늦어도 9일 오전까지 국회 예결특위에서 계수조정 활동을 끝내고 9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예산안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홍 원내대표 역시 소속 의원들에게 "이제 한 마음이 돼 9일 예산안을 통과시키고 그 다음에 임시국회를 열어 나머지 법안을 다 통과시키자"고 당부했다.
민주당은 이보다 앞서 의원총회를 열고 파행을 빚은 예결위 계수소위에 참여하기로 결정했지만 한나라당이 강행처리하면 실력 저지 하겠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조정식 원내대변인은 "한나라당이 '9일까지 처리하겠다' '민주당이 실력 저지하려면 하라'고 맞서보자는 식으로 엄포를 놓는 상황"이라며 "한나라당의 부실예산 강행처리를 막기 위해 소위에 들어가 강력한 심사투쟁을 벌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재성 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사상 최악의 엉터리 예산안을 갖고와 심의기간도 보장하지 않고 무조건 몰아붙이려는 것은 국민 모독이고 의회주의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