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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역할론'을 두고 이명박 대통령,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양 진영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청와대는 '박근혜 역할론'에 부정적이란 입장을 내놨는데 당은 이 문제를 두고 옥신각신 중이다. 이 대통령 측의 일부는 여전히 '박근혜 역할'을 주장하고 있고 중립지대에 있는 일부 의원들 역시 이 대통령에게 박 전 대표 포용을 요구한다.
이 때문에 '박근혜 역할론'을 둘러싼 친이·친박 양 진영간 물밑 신경전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여당 내 사정을 지켜보는 전직 국회의장의 시선은 차갑다. 이만섭 전 국회의장은 5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 "오바마가 힐러리를 국무장관으로 갖다 놓으니까 이야기가 나오더라"면서 "이 대통령 쪽은 박 전 대표 쪽에서 '협조를 했으면 좋겠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데 지금 박 전 대표 쪽에서 이 대통령 하는 일에 발목을 잡거나 방해하는 일이 있느냐"고 반문하곤 곧바로 "없다"고 자답했다.
이 전 의장은 "국회 다 나가고, 회의에 참석하고, 여당이 손들자 했을 때 손들면 됐지, 그것만 해도 (이 대통령 측은)고맙게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 전 대표가 방해 안하고 반대 안하는 것만 해도 고맙게 생각하면 된다"면서 "여당이 이렇게 모래알처럼 흩어져 있는 게 박 전 대표 때문에 그렇냐"고 따졌다. 그는 "더 이상 자꾸 이야기 할 필요가 없다"고 못박았다.
이 전 의장은 박 전 대표에게도 "다음 대통령 생각을 절대로 하면 안된다"고 당부했다. 그는 "계파의 보스가 아니고 나라의 지도자라 생각하고 '어떻게 하면 이 나라가 잘 되느냐'에 신경쓰고 열심히 양심적으로 일해야 한다"면서 "대권 잡을 기회가 오면 하는 것이고, 못 잡으면 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권은 하늘에서 만드는 것이지 자기가 하고 싶다고 되는 게 아니다"고도 했다. 그는 "나 같은 사람은 한 평생 국회의장을 두 번을 해도 대권 맡을 기회가 없는데 잠깐 정치하고 다 대권 잡으면 어떻게 하냐"고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