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과 그가 내놓는 정부정책이 여론에 전혀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 여론조사 기관은 국정 최고책임자인 대통령의 행보가 여론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이 대통령의 발언은 좀처럼 여론을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는 "대통령 발언이나 발표되는 정부정책은 대통령 지지도에 일정 정도 영향을 주는 것이 일반적이나 현재 이 대통령의 경우, 이러한 공식이 성립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론이 "대통령에 대해 국민들 기대와 실망이 교차하면서 지지도의 등락이 나타나는 메커니즘이 작동을 멈춘 것으로 보인다"는 게 이 대통령에 대한 KSOI의 진단이다.

    3일 KSOI가 발표한 주간 정례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대통령 지지율은 24%다. 지난 주 조사 때 보다 0.3%P 올랐는데 KSOI는 이 대통령 지지율을 "정체"로 봤다. 긍정평가도 부정평가도 이전 조사와 별 차이가 없다. 해외 순방을 마친 뒤 곧바로 긴급경제상황점검회의를 주재하는 등 위기탈출을 위해 의욕적 행보를 보이고 있음에도 여론은 이 대통령을 보지 않고 있는 형국이다.

    KSOI는 "이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도가 20%대 중반에서 고착화되는 양상"이라며 "지지층과 비지지층, 평가유보층이 대략 25:55:20의 비율로 큰 변화없이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KSOI는 이 대통령 지지율이 20%대 중반에서 정체하고 있는 이유를 "대선 당시 이 대통령의 지지층 이탈이 심각해지는 상황에서도 현 정부가 보편적 지지를 확보하려는 정책보다는 종부세와 상속 및 증여세 등의 감세, 부동산 규제완화, 국제중학교 허용 등 수혜층이 소수로 한정된 정책을 고수하면서 이 대통령 지지도가 낮은 수준에서 정체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여기에 "남북관계 경색, 오바마 정권 하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포함한 대미관계 불확실성 증가, 경기침체 심화 등 대외적 환경이 이명박 정부 운신의 폭을 좁히고 있다"면서 "활로 모색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조사는 KSOI가 지난 1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자동 응답시스템(ARS) 방법으로 조사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