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오 전 한나라당 최고위원의 복귀가 여권의 관심사라면 야권은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과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의 행보에 촉각을 세운다. 민주당 지지율이 10%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이런 지지율 정체가 결국 당에 대선주자급 스타 플레이어가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면서다. 특히 정 전 장관과 손 전 대표는 내년 4월 국회의원 재·보선 출마설이 돌고 있는데 2일 한 언론에 정 전 장관 관련 기사가 실렸다. 

    정 전 장관이 지역신문인 '전북도민일보'와 전화인터뷰를 통해 재·보선 관련 입장을 내놨는데 그간 "국내 정치는 언급하고 싶지 않다"며 선을 긋던 것과 달리 "때가 되면 참모들과 의견을 나눌 생각이며, 무엇보다 지역 내 어른들과 상의할 것"이라고 말한 것. 출마 지역은 그의 옛 지역구인 전주다. 현재 전주 덕진구는 민주당 김세웅 의원이 선거법 위반 혐의로 의원직 상실 위기에 놓인 상황으로 내년 재선거 가능성이 있는 곳이다. 이 때문에 정 전 장관의 이 지역 재선 출마설이 떠도는 것이다. 

    하지만 그의 한 측근은 정 전 장관의 선거 출마설에 손사래를 친다. 한 핵심 측근은 "본인도 출마에 대한 생각이 별로 없다"고 못박았다. 출마 결심을 비친 것처럼 보이는 언론 인터뷰에 대해서는 "95% 출마 가능성이 없어도 한치 앞을 모르는 게 정치이기 때문에 미리 단정해 '안나간다'고 얘기 못하는 것이지 (출마할) 마음이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 측근이 정 전 장관의 출마설에 손사래를 치는 이유는 이렇다. 재·보선에 출마할 경우 차기 대선 후보 가능성은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어 다음을 준비 중인 정 전 장관으로선 선택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는 "지도자 반열에 오른 분인데 호남에 출마한다는 게 뭘 의미하겠느냐"고 했다. 재·보선 출마가 정 전 장관의 역할을 제한할 것이란 설명이다.

    당내 상황도 녹록치 않다고 한다. 이 측근에 따르면 현 지도부가 정 전 장관을 견제하고 있는 점이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한다. 정 전 장관과 마찬가지로 차기 대선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정세균 대표 측에서 그의 복귀를 견제하고 있다는 것. 이런 상황에서 정 전 장관이 출마 의사를 밝힐 경우 당 내부에서 "여러 논란이 있을 수 있고 (정 전 장관이 견제세력에) 공격을 받을 수 있다"면서 이 경우 "(정 전 장관의) 모양이 굉장히 안 좋아진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