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향한 불만이 당 내부에서 쏟아지자 박 전 대표 측이 곧바로 응수하며 다시 '이명박-박근혜' 두 수장의 계파간 갈등이 재연되는 양상이다.

    친이명박 성향 의원들이 잇따라 박 전 대표의 역할론을 강조하며 박 전 대표의 요즘 행보를 비판하자 친박근혜 진영은 즉각 반응했다. 박 전 대표의 대선 경선 캠프에서 대변인을 맡았던 이정현 의원은 26일 당 홈페이지에 '중진일언중천금'이란 제목의 글을 올리고 박 전 대표에 대한 친이 진영의 비판을 반박했다.

    이 의원은 홍준표 원내대표가 이날 오후 언론 인터뷰에서 "촛불시위를 겪을 때 (박 전 대표가) 도와준 적이 있느냐. 한마디도 안 했다", "지난달 재보선 때도 아무 역할도 안했다. 오히려 수도권 규제 완화를 놓고 중앙과 지방 간 갈등이 일었을 때 정부를 비난하고 나선 것은 국가 지도자의 자세가 아니다. (박 전 대표는) 한나라당 아니냐" "지금과 같은 식으로라면 박 전 대표는 MB와 점점 멀어지게 된다" 등의 발언을 쏟아내며 박 전 대표를 비판한 데 대해 강한 불만을 쏟았다.

    이 의원은 "대통령이든 장관이든 당직자든 의원이든 여권이든 야권이든 스스로의 말의 무게를 깨닫고 좀 더 신중했으면 한다"며 "정책이든 험담이든 충분한 근거와 명분을 갖고 자신의 직위와 직책에 맞게 잘해야 하는데 그렇지 말아야 할 인사들 중에 어떤 분들은 말이 티끌처럼 가벼워 늘 파문의 중심에 서 있다"고 주장했다. 또 "한나라당 내에서도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같은 당 인사를 일방적으로 매도한 사례도 최근에 있었다"고 했다. 홍 원내대표를 겨냥한 발언으로 읽힌다.

    이 의원은 "당 화합은 고사하고 당내 분열을 조장하는 결과도 초래한다"면서 "언론에 보도만 되면 어떤 결과를 초래하든 상관없다는 식의 무책임한 말을 하는 사람들은 절대 존경도, 신뢰도, 지지도 받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같은 당에서 서로를 잘 지켜봐 온 사이인데 애당심과 소속감을 의심하는 말을 직설적으로 했고 막말에 가까운 일방적 매도의 언급도 있었다"면서 "그럴 이유도, 그렇게 해서도, 그럴 상황도, 그럴 위치의 인사도 아닌데 그리하니 답답하다"고 개탄했다.

    이 의원은 이어 "도발인지 돌발인지는 모르지지만 분명한 것은 명백하게 부적절한 처사"라며 "중진일언중천금이어야 한다. 초선도 아는데 중진이 모를리 없다"고 꼬집은 뒤 "각자의 방식으로 국가위기 극복에 기여 하도록 하고 다른 사람에 대해 함부로 말하지 말자"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