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대 후반대에서 안정적 지지율을 보이던 한나라당 지지율이 30%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26일 발표한 주간 정례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 지지율은 32.3%. 2주전 조사(37.5%) 보다 5.2%P 하락했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한나라당의 지지율 하락 폭 만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세력인 친박연대 지지율이 올랐다는 점이다.

    2주전 조사에서 2.5% 지지율을 얻었던 친박연대가 이번 조사에서는 7.2%로 4.7%P 올랐다. 타 정당 지지율이 크게 변동이 없는 점을 감안하면 한나라당에서 빠진 지지율이 친박연대로 이동했다고 볼 수도 있는 것이다. KSOI의 윤희웅 연구원은 이날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친박연대 지지율이 높게 나와서 의미부여를 어떻게 할까 내부에서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한나라당 지지율 하락 폭 만큼 친박연대 지지율이 상승한 것이 "뭔가 연관이 있을 수 있을까"하는 고민을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수치상으로 근거를 제시하긴 힘들어 바로 의미부여를 하진 않았다"고 했다. 한나라당 지지율이 친박연대로 이동했다고 분석하는 것이 "명쾌하지는 않다"는 게 윤 연구원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수치를 놓고 볼 때 그런 분석은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윤 연구원은 한나라당 지지율 하락 이유를 "수도권 규제완화에 따른 지방 반발이 확산돼 여당 지지 이탈로 반영되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또 "그간은 정권초기였다고 할 수 있어 여론의 관심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집중됐는데 정기국회에서 예산안이나 정책현안에 대해 여당이 전면에 나서는 모습이 언론을 통해 나타나니까 여당에도 불만이 표출된 게 아닌가 생각된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 지지율도 소폭이지만 하락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23.7%로 4주 내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3일 조사에서 27.6%였는데 10일 조사에서 25.1%, 17일 조사에선 24.5%였고 이번에 23.7%로 떨어지며 계속 하향곡선을 그리는 상황. 윤 연구원은 "해외순방을 통해 국제적 위상을 높인 건 틀림없는 사실인 것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경제 여건이 더 악화돼 국민 불안감이 진정되지 않아 지지율도 정체가 계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수도권 규제완화와 종합부동산세 개편으로 지방과 서민중산층 반발이 남아있고 남북관계 경색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악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했다.

    한편 민주당의 지지율은 15.9%로 2주전 조사(14.2%) 보다 소폭 상승했다. 그러나 윤 연구원은 "이 정도는 올랐다고 표현하지 않는다"면서 "(상승 폭이) 오차범위 내에 있어 의미를 부여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자유선진당이 5.1%, 민주노동당 4.2%, 진보신당 3.8%, 창조한국당 0.7% 순이었다.

    이번 조사는 KSOI가 지난 24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자동 응답시스템(ARS) 방법으로 조사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