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의 '주식발언'에 여론은 싸늘하다. 야당은 물론 네티즌들도 냉랭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 로스엔젤레스를 방문한 이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동포 리셉션에서 "국내 주가가 많이 떨어졌으나 지금은 주식을 팔 때가 아니라 살 때"라며 "지금 주식을 사면 최소 1년 이내에 부자가 된다. 사라는 얘기는 아니지만 원칙이 그렇다"고 말했다. 주식 투자를 권유하는 발언인데 대선 후보 시절 '주가발언'과 지난 9월 '펀드가입' 발언 등과 맞물리면서 야당에 공격 빌미를 제공했다. 그동안 잠잠했던 이 대통령의 '말실수'가 다시 도마위에 오르게 된 셈이다. 

    무엇보다 금융위기가 장기화 되고 이로인한 주가급락이 일부 투자자들의 자살로까지 이어지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라 네티즌들은 이 대통령 발언에 격앙된 반응을 내놓고 있다. 이미 후보 시절 "정권이 교체되면 내년에는 주가지수가 3000을 돌파할 수 있고, 임기 내 5000까지도 올라가는 게 정상"이라고 말한 바 있어 야당은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민주당 최재성 대변인은 25일 국회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의 외국발 허언에 대해 국민이 내쉬는 한숨소리가 천둥소리보다 더 큰 것 같다"면서 "후보 시절 '집권하면 1년 안에 주가가 3000포인트가 될 수 있다. 나중에 5000포인트까지 갈 수 있다'고 얘기했는데 주가 3000포인트는 어디로 가고 1000포인트 미만에서 헤매고 있는 것이냐"고 따졌다. 최 대변인은 "국민 기억이 생생한데 '주식 사면 1년 안에 부자 된다'고 2탄을 쐈다"고 비꼰 뒤 "지금은 대통령이 침묵할 때"라고 요구했다.

    최 대변인은 이 대통령의 '펀드 가입'발언을 꺼내고 "이 대통령이 (펀드가입을) 안하지 않느냐"면서 "펀드가입하고 싶다고 하더니 안하고, 주식 사면 부자 된다고 하는데 이번에는 사실일지 엉뚱한 관심이 촉발된다"고 했다. 그는 "말보다는 행동이 필요할 때 필요없는 말로 국민 불신을 조장하는 이 대통령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개탄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간접투자라도 하고 싶다'고 공언했는데 만일 이 대통령 말대로 펀드에 가입했다면 무려 400포인트나 손해봤을 것"이라며 "국민은 증권브로커 같은 대통령을 원하는 게 아니다"고 비판했다.

    네티즌 반응도 차갑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관련기사 아래 달린 네티즌 의견에는 비난일색이다. 아이디 'somyul'는 "대통령이란 사람이 기업 운영하듯 국가를 운영하니까 나라가 남아나질 않는다. 맨날 헛소리만 하고…"라고 비난했고 'cjg520'는 "이제 하다하다 별 말을 다한다"면서 "5초 아니 3초만 생각했다면 저 말을 뱉진 않았을 것이다. 국가원수란 분이 너무 즉흥적으로 말을 내뱉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mint184'는 "니가 노무현이냐"고 했고, 'paravill'는 "주가 3000포인트 올린다길래 그말 믿고 주식구입했는데 80% 손실봤다"면서 "가만두면 1년 안에 부자되냐. 부자란 얼마를 벌어야 부자인지 답변 좀 해달라"고 말했다. 'hsj_1119'는 "엠비가 하는 말에 거꾸로 하면 성공할 듯 싶다"고 했고, 'hese80'는 "같은 시간대에 말하는 것도 앞뒤가 안맞는다"며 "내년에 경기가 더 어렵다고 하면서 주식을 사라니…"라고 개탄한 뒤 "도대체 환율 1500원은 뭐냐"고 따졌다. 'mkj889'는 "김대중 노무현이 비웃고 있겠다"고 했고, 'osseye'는 "1년 뒤 예언하지 말고 지금 환율과 주식이나 어떻게 좀 해보라"고 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