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로스엔젤레스를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유명 영화배우 출신의 아놀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접견하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문제 등 현안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과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각각 2007년과 2008년 미국 시사주간지 TIME이 선정한 환경영웅상 수상자로 각별한 인연이 있다.

    이 대통령은 "얼마전 G20 금융정상회의에서는 이럴 때일수록 보호무역을 하지 않고 자유무역, 내수와 실물경제 활성화에 주력하도록 합의했다"고 소개한 뒤 "앞으로 1,2년은 불가피하기 때문에 마이너스 재정을 하더라도 경기부양책을 써서 일부는 단기 경기부양책으로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 "경제가 어려울 때 어려운 사람들이 더 어려워진다"며 "미국경제가 먼저 살아나야 다른 나라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미국경제, 그 안에서 비중이 큰 캘리포니아 경제가 살아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이 대통령 말씀대로 경기를 부양하고 자유무역을 촉진하는 것이 모두에게 이익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를 위해서라도 한미FTA가 비준될 수 있도록 우리도 리더들에게 편지를 보내서 비준을 촉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미국의 대 한국 수출 3분의 1을 맡고 있는 캘리포니아는 한국과의 교역을 중시하고 있다"며 "이 대통령이 비즈니스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 인상깊다"고 말했다.

    '환경영웅' 이 대통령과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신재생에너지 기술 협력에 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이 대통령은 "캘리포니아의 신재생에너지 기술을 가진 회사들이 오면 한국과도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미래는 신재생 에너지와 같은 녹색기술이 승부수가 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은 앞설 조건이 돼있으므로 캘리포니아와 한국이 기술협력, 상호투자, 기술개발을 하면 상생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캘리포니아는 2020년까지 전체 에너지 중 재생에너지 비율을 33%로 해보려고 한다"며 "경제회복만큼 환경회복을 원하고 있다"고 답했다.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또 LA에서 발생했던 산불을 언급하며 "주로 9, 10월에 집중되던 산불이 이제는 겨울에 자주 일어난다. 지구 온난화 영향 같다"며 "한국과 연대해서 지구 온난화와 함께 싸우고 싶다"고 제안했고 이 대통령은 "실무적인 논의를 해보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미국이 지구온난화 현상을 극복하기 위한 리더십을 가져야 하는데…"라며 아쉬움을 표한 뒤 "이 대통령이 탄소 트레이딩 제안을 했다고 들었는데 아주 좋은 아이디어"라고 평가했다.

    접견 말미에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지난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 아내(마리아 슈라이버)가 NBC 방송국 스포츠 평론가로 일해 한국을 한 번 방문한 적이 있다. 한국 음식과 개최 분위기에 감동받아 한국을 사랑하게 됐고 다시 한번 한국을 방문하고 싶다"고 말했고, 이 대통령은 "서울에서 만나자"고 인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