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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과 23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한국이 참여하는 다자간 FTA(자유무역협정) 결성을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한 시간 이상 진행된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발전 프로젝트와 초고속인터넷망 개설 분야 등에서 한국 기업의 칠레 진출을 지원해줄 것을 당부하는 등 '비즈니스 프렌들리 외교'를 이어갔다.
이 대통령이 "한국 기업들이 진출하는 것을 도와달라"고 말하자 바첼레트 대통령은 "무슨 어려움이 있느냐, 이야기를 하라"고 적극적 자세를 취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이 대통령은 알란 가르시아 페루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와 같이 기업 이름을 거론하며 구체적 사업 지원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포스코와 대우인터내셔널이 발전소와 관련해 진출해서 석탄화력발전소를 건설하고 있다. 발전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거나 입찰 참여 중인 기업이 몇개 있다"고 말했다. 또 "칠레는 나라가 길고 산이 있으니 초고속 인터넷망이 매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와이브로 망을 강조해 바첼레트 대통령의 깊은 관심을 끌어냈다. 이동관 대변인은 "계속된 이 대통령의 '세일즈 외교"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가르시아 페루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이후에도 "개별적으로는 SK의 석유화학단지 만드는 문제. 세계 처음으로 개발한 삼성의 와이브로 기술. 현대의 자동차, 두산의 담수화 등 회사 하나하나를 거론했다. 개별기업에 대한 협력 문제를 협의했고 광물자원 개발과 석유화학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며 기업명을 세세히 밝히며 세일즈 외교를 펼친 바 있다.
이 대통령과 바첼레트 대통령은 '보호무역 철폐'라는 공통된 인식을 바탕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회담을 이어갔다. 바첼레트 대통령은 "칠레도 18년 전에 개방을 지향하고 보호무역을 철폐하는 정책전환을 해 발전을 이루었다. 그래서 OECD 가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며 "이념이나 화려한 정치적 수사보다 구체적 행동계획이 중요하다"고 소개했고, 이 대통령은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동시에 달성한다는 것이 매우 어려운데 이 같은 칠레의 모범적 사례가 비슷한 과정을 밟는 다른 국가들에 모범이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 자리에서 바첼레트 대통령은 내년 3월 칠레와 뉴질랜드 싱가포르 브루나이가 지역간 FTA 추진을 위한 협상을 할 예정이라며 미국, 호주, 인도, 페루 등도 참여하는 협상에 한국의 참여를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논의에 참여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