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의 석유화학단지 만드는 문제, 세계 처음으로 개발한 삼성의 와이브로 기술, 현대의 자동차, 두산의 담수화 등 회사 하나하나에 대해 토론했다"

    페루를 국빈 방문중인 이명박 대통령이 '비즈니스 외교'에 가속도를 붙였다. 이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알란 가르시아 페루 대통령과 대통령궁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이 포괄적 협력관계로 발전시키고 한-페루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곧 개시하기로 합의했다.

    이 대통령과 가르시아 대통령은 특히 정상회담 이후 가진 공동언론발표에서 구체적인 우리 기업 이름을 하나하나 거론하며 '비즈니스 외교' 성과를 알려 눈길을 끌었다. 양 정상은 흡족했던 정상회담 분위기를 표현하듯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먼저 마이크를 잡은 가르시아 대통령은 "한국과 페루는 미래를 긍정적으로 보는 비전을 공유하고 있다"며 이 대통령의 철학에 동의한 뒤 "성장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기 보다는 인류의 삶의 복지에 대해 노력해야하고 이는 기술의 발전을 통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석유기업과 자동차, 가스산업 등에 대한 협력이 이뤄졌다"면서 "현대차와 삼성의 기술 뿐만 아니라 두산의 담수화 기술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 개발협력에 감사하고 산업기술 협력이 두 나라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한 시간 가까이 단독으로 대화를 나누며 양국의 오늘, 현재 협력뿐만 아니라 미래의 협력도 논의했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가르시아 대통령이 갖고 있는 확고한 자유무역과 시장경제에 대한 강력한 의지가 남미의 모든 나라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가르시아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한국기업에 높은 평가를 해줬다"면서 "개별적으로는 SK의 석유화학단지 만드는 문제. 세계 처음으로 개발한 삼성의 와이브로 기술. 현대의 자동차, 두산의 담수화 등 회사 하나하나에 대해 토론했다. 개별기업에 대한 협력 문제를 협의했고 광물자원 개발과 석유화학 문제에 협력하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가르시아 대통령의 페루를 발전시키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치켜세운 뒤 "가르시아 대통령과 긴 시간 이야기를 통해 전세계 현안에 대한 동지를 얻게 됐다는 개인적 기쁨을 안게 됐다"고 만족해했다. 이 대통령과 가르시아 대통령은 이 대목에서 서로 눈을 마주치고 고개를 끄덕이는 등 친밀감을 과시했다.

    양 정상의 구체적이고도 현실적인 비즈니스 정상회담에 대해 청와대도 놀란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개별 기업의 이름을 일일이 거론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며 "이 대통령은 마치 경제사절단의 단장처럼 전체 상담을 지휘하고 협상 분위기를 이끌었다"고 전반적인 회담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가르시아 대통령이 페루에 투자한 한국기업 이름을 하나하나 거론해서 깜짝 놀랐다"면서 "가르시아 대통령이 한국기업을 일일이 말하며 어떻게 도와줬으면 좋겠느냐고 먼저 물어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