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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를 국빈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국내 기업대표들로 구성된 경제사절단과의 만찬에서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이 '부러움'을 나타냈던 사실을 공개했다.
룰라 대통령이 19일 정상회담 도중 이 대통령에게 "이 대통령 사진이 브라질 길거리마다 걸려있더라"며 환영 광고를 낸 한국 기업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는 내용. 이 대통령은 "룰라 대통령은 (해외에 자리잡은 한국) 기업이 있어서 그런 것 아니냐고 하길래 '그렇다'고 했다"며 "또 당신도 우리 기업을 잘 잡아야될 거라고 했다"고 전했다.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 곳곳에 삼성전자를 비롯한 우리 기업이 이 대통령을 환영하며 내건 대형광고가 양국 정상회담장에서 이 대통령의 '체면'을 드높이게 된 셈이다. 이 대통령은 만찬에 참석한 기업인들에게 "우리 기업인들이 세계 방방곡곡을 도전적, 개척적 의지를 갖고 나와있는 데 감사한다"고 격려했다.
삼성의 'MB 마케팅'은 이 대통령의 해외순방길마다 병행됐다. 지난 9월 러시아 방문 당시에도 모스크바 주변 곳곳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러시아 공식 방문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라는 대형 옥외광고판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또 삼성은 이 대통령의 첫 해외순방이었던 4월 미국 방문에 맞춰 뉴욕과 워싱턴의 유력 일간지에 이 대통령 방문을 환영하는 전면광고를 게재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대한민국 브랜드'가 정부보다 민간기업 광고를 통해 더 많이 알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맞춰 이 대통령은 브라질리아에서 페루 리마로 이동하면서 파격적인 '비즈니스 프렌들리' 행보를 보여줬다. 리마행 직항이 없다는 사실을 안 이 대통령은 "가급적 기업인들과 같이 갈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해 이기태 삼성전자 부회장, 강덕수 STX 회장, 손경식 대한상의회장, 이용구 대림산업 회장 등 기업인 4명에게 대통령 전세기 좌석을 내줬다. 기업인들에게 자리를 '양보한(?)' 정부 고위관계자들은 그 '덕분'에 비즈니스석으로 한등급 '강등'된 자리로 옮겨앉았고, 차례로 수행원들은 이코노미석으로 밀려났다.
리마 공항에 도착한 이후에도 이 대통령의 '비즈니스 프렌들리'는 이어졌다. 이 대통령 지시에 의해 호텔 이동편으로 기업인들에게는 승용차가, 수행원들에게는 밴이 각각 배정됐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이런 것이 바로 이 대통령의 비즈니스 프렌들리 행보를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사례"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