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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의 11번째 생일날인 21일 오후. 당 지도부는 의원들을 불렀다. 정부와 엇박자를 내면서 당 내부에서조차 의견통일이 안돼 골치거리가 된 종합부동산세 개편안의 당론을 모으기 위해서다. 이날 결론을 내지 못할 경우 한나라당이 짜놓은 정기국회 계획은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종부세는 종지부를 찍을 때가 됐다"는 박희태 대표의 인사말은 이런 상황을 잘 대변한다.
하지만 당론을 모으긴 쉽지 않다. 박 대표가 "지도부에서는 대충 의견이 확립돼 있다"고 했지만 원내 투톱인 홍준표 원내대표와 임태희 정책위의장간에도 의견이 다르다. 임 의장은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종부세 존치 필요성을 주장하는 홍 원내대표와 소장개혁 모임인 민본 21 소속 의원들을 겨냥, "당내에서 부자 감세가 힘을 얻는 것 같으니까 소신을 바꾸는 사람들이 있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그는 "종부세는 문제가 많은 세제라는 게 이미 드러났다"면서 종부세 폐지 필요성을 거듭 주장했다.
반면 홍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서도 "헌법재판소 판결은 종부세 제도를 그대로 존치하는 것이 합헌이란 뜻"이라며 종부세 존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래서 이날 논의할 개편안 역시 "헌재판결 취지대로 만들면 된다"고 역설했다. 홍 원내대표와 임 의장은 의원총회장에서 나란히 앉았지만 종부세를 둘러싼 입장차 탓인지 많은 대화를 나누지 않았고 홍 원내대표는 회의 시작 전 참석한 의원들을 본 뒤 "종부세에 관심 있는 사람들만 왔네"라며 멋쩍은 듯 웃었다. 여기에 지도부의 당 운영을 불만스러워 하는 의원도 적지 않은 상황이라 이날 회의를 통해 종부세 개편안 당론을 모을 수 있을지는 매우 불투명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