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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관련, 공개토론을 요구하며 비판하고 공격했던 심상정 진보신당 공동대표가 움츠렸다. 노 전 대통령이 자신의 토론 요구를 거부하고 한·미 FTA에 대한 자신의 반대논리를 반박하자 이를 재반박했는데 공격수위는 낮아졌고 무뎌졌다.
심 대표는 19일 자신의 블로그에 편지 형식의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심 대표는 "임기를 끝낸 대통령이 임기 중의 모든 문제에 관해 질문을 받고 토론에 응해야 하느냐. 이제 나도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살고 싶은 보통사람"이란 명분을 내세워 토론을 거부한 노 전 대통령에게 "88년 5공 청문회에서 전임 대통령의 통치행위 전반에 대해 가장 적극적인 책임 추궁자이지 않았느냐"며 초반에는 강공을 펼치는 듯 했으나 지난 12일 첫 공개편지와 이후 라디오 인터뷰 등에서 보여준 공격적인 모습은 곧바로 사라졌다.
이 글에서 심 대표는 노 전 대통령의 토론거부에 "책임정치는 전임 대통령이라고 해서 예외가 될 수 없다"며 거듭 토론을 요구했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지난 12일 노 전 대통령에게 처음 쓴 공개편지에 대해선 "받아들이기에 따라 불편할 수도 있을텐데 정성스럽게 답변해줘 감사드린다"며 한발 물러섰다. 심 대표는 이 편지의 형식에 대해서도 "전임 대통령에게 드리는 편지글이기에 내 딴에는 많이 생각하고 썼음에도 다시 읽어보니 거칠고, 독한 표현도 있는 것 같다"고 사과했다. 그는 "글이라는 게 살아온 이력을 반영하는 탓에 여전히 '야인의 언어'를 벗어나지 못한 것 같아 부끄럽고 죄송스럽다. 혹 마음을 상하게 하는 표현이 있더라도 내 뜻이 그렇지 않음을 너그럽게 이해해달라"고도 했다.
한·미 FTA와 신자유주의, 개방론에 대한 노 전 대통령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지만 "비록 노 전 대통령을 신자유주의라 비판했지만 막가파식 토건형 신자유주의자인 이명박 정권과의 거리는 충분히 구별해서 보고 있다"고 한 발 물러서는 모양새를 취했고, 자신의 토론요구와 편지에 대해서도 "내가 노 전 대통령에게 편지를 쓰고 토론을 요청한 것은 공격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노 전 대통령의 책임있는 토론이 우리나라 민주주의와 정치발전에 유의미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