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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열 정비도 안된 상태다. 172석 거대 여당 한나라당 얘기다. 한나라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인데 당 지도부 내에서 조차 다른 목소리가 나온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헌재접촉' 돌출발언으로 잔뜩 성이 나 있는 야당과의 힘겨루기도 만만치 않을 상황인데 여당 지도부에서 부터 불협화음이 나오고 있어 한나라당 계획대로 법안처리를 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한·미 FTA 비준동의안은 한나라당이 이번 정기국회에 처리를 벼르고 있다. 일단 17일 이전 소관 상임위원회인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상정을 마치겠다는 입장이다. 야당이 반대하면 단독으로라도 상정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 경우 민주당은 '실력저지'하겠다고 맞서고 있는데 10일 당 지도부 회의에서부터 제동이 걸렸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미 FTA 비준안이 외교통상위에 있다. 시간이 많지 않다. 국익이 걸린 사안이기 때문에 12일 공청회를 한 뒤 바로 상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선대책 후비준'을 주장하며 반대하고 있는 민주당에도 "민주당 집권기에,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반미 자주외교' 부르짖던 게 그 분들인데, 그 분들이 얼마나 다급했으면 한·미 FTA까지 체결했겠느냐"면서 "이제와 발목잡기만 혈안이 돼 FTA 비준을 온 몸으로 막겠다는 것은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송광호 최고위원의 생각은 달랐다. 송 최고위원은 "이번에 FTA 비준동의를 하면서 확실한 농촌 대책 없이 한다면 삼중고에 겹친 농민 분노는 하늘을 찌를 것"이라며 제동을 걸었다. 그는 "노무현 정부가 대책안을 내놨을 때 한나라당은 농촌 대책이 미흡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미뤄왔다"면서 "그런데 대책도 세우지 않은 상태에서 동의안 처리를 한다면 국민이 정부와 한나라당을 어찌 생각할 지 생각해라"고 경고했다.
박희태 대표도 "'선농민지원대책'은 정부에서도 이미 많이 발표헀는데 제발 한꺼번에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농민이 확실히 인식하고 난 뒤에 FTA를 처리하는 게 좋겠다"고 거들었다. 박 대표는 "정부는 한다고 했는데 농촌에서는 인식을 못한다. 수도권 규제완화도 그랬는데 이런 우려를 다시 하지 않도록 해달라"며 정부 대책의 미흡함을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