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민주당 버락 오바마 차기 대통령이 '중도 좌파' 이념적 스펙트럼을 갖고 있다는 분석에 국내 좌파진영이 '고무된' 반응을 보인데 대해 김동길 연세대학교 명예교수가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안하는데 김칫국부터 마신다"라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8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오바마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직후부터 또 한 번 '반미·친북'의 새 시대가 올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TV나 라디오 토론에 나와서 기염을 토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교수는 "저렇게 생각이 짧은 자들이 감히 대한민국을 쥐고 흔들었으니 나라꼴이 이 지경에 다달았을 것이라는 생각에 쓴 웃음을 짓는다"며 "저런 자들의 집단이 있다는 것도 이 나라의 지도층이 방향을 결정함에 있어 졸속을 면치 못하게 하는 요인 중의 하나라고 느껴진다"고 질타했다.

    김 교수는 "그들(좌파진영)은 '클린턴의 민주당정권이 계속 백악관을 지킬 수 있었다면 미국과 북한의 국교는 정상화가 됐을 것이고, 한반도 전역에는 화해와 공존의 봄바람이 불고 있을 것'이라는 천부당만부당한 논리로 토론을 이끌고 간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클린턴이 진보세력에 속해 있었듯, 오바마도 진보진영의 기수인 만큼 이명박의 보수 정권은 방향을 바꾸거나 아니면 미국과의 사이가 벌어져 설 자리가 없게 될 것이라는 식의 독단으로 일관한다"고 좌파진영의 논리를 비판했다.

    김 교수는 "오바마가 북한과 손잡고 대한민국을 발로 찰 가능성이 많다는 식의 억지는 미국역사를 몰라서 하는 수작"이라며 "나는 미국이 의리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거는 나라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김정일과 손잡고 이명박을 발로 찰 나라가 아니라는 것쯤은 안다. 제발 김칫국부터 마시면서 까불지 말았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