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의 눈엣가시는 검찰이다. 민주당 눈에는 이명박 대통령이나 한나라당보다 검찰이 더 밉상이다. 정권이 바뀐 뒤 검찰의 칼날이 유독 야당만 겨냥하고 있다는 게 민주당의 판단이다. 이는 김민석 최고위원에 대한 검찰의 사전구속영장청구로 폭발했다.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러 가겠다던 김 최고위원을 붙잡고 그를 서울 영등포 당사에 불러 바리케이트를 친 상태다. 검찰 강제구인에 대비해 당직자 40여명을 그의 주변에 대기시켜놨다. 

    이처럼 민주당이 강공을 택한 것은 더는 검찰에 밀릴 수 없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2일에는 검찰이 김 최고위원이 돈을 빌린 박모씨에게 보낸 '이메일'을 공개하며 코너로 몰았다.

    3일 민주당은 폭발직전이다. 오전 회의에서는 검찰 비판이 쏟아졌다. 정세균 대표는 "더 물러설 수 없다. 야당 탄압을 넘어 야당을 말살하려는 정부·여당에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소리쳤다. 검찰의 편파수사가 도를 넘었다는 판단에서다. 정 대표는 "김재윤 의원, 김현미 전 의원에 이어 김민석 최고위원까지 왔다. 뿐만 아니라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까지 야당 진영에 편파수사와 표적사정을 일삼는 이 정권을 그냥 둘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송영길 최고위원과 검사 출신 박주선 의원도 거들었다. "야당 정치인의 금전거래에 검찰이 색안경을 끼고 보면서 근거없는 부당한 수사를 하고 있다"는 게 이들 주장의 요지다.

    불만은 크지만 민주당은 검찰에 맞대응하진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유는 검찰의 수사가 정치적이고, 언론플레이를 통해 효과를 극대화 하려하는 것이므로 맞대응은 검찰이 친 덫에 빠지는 자충수가 될 수 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브리핑을 한 최재성 대변인은 브리핑의 상당 시간을 김 최고위원에 대한 검찰수사에 할애했다. 최 대변인은 "검찰이 치사한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최고위원의 '이메일'도 "사안 본질과는 상관없는 여론 떠보기, 언론플레이용 발언"이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검찰을 향해선 "공식적으로 나서서 그런 단서가 있다면 밝혀라"고 역공을 폈다. 이날 언론을 통해 보도된 '이메일' 논란도 검찰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흘린 것으로 보고있다. 그래서 검찰 공식발표 외에는 대응하지 않겠다고 한다. 최 대변인은 "이날 보도는 새로운 게 아니다. 이미 다른 언론에 나왔던 내용"이라고 했다. 검찰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언론에 흘린 것이란 설명이다. 최 대변인은 "누가 얘기했는지도 없는데 이런 데 시시비비 하고 싶지 않다"면서 "검찰 주장에 일일이 대응하면 우리만 말린다. 우리는 매번 해명하기에 급급하다"고 불만을 쏟았다. 그는 "검찰이 한나라당을 만나 소주 마시면서 한 얘기라고 하면 (언론이 민주당 주장을) 써주겠느냐"고도 했다. 언론환경이 불리해 검찰 공식입장이 아닌 주장이 실린 언론보도에 일일이 대응할 경우 득될 게 없다는 것이다. 

    최 대변인은 "이번 사안(김 최고위원 문제)은 자신있다"고 말했다. 논란이 된 '이메일'에 대해서도 이미 자료를 다 갖고 있고 곧 공개할 것이라고 했다. 83석 의석으로 거대 여당을 상대하기도 벅찬 상황이다. 여기에 검찰까지 상대해야 하는 민주당은 고민이 크다. 그러나 이번 검찰과의 힘겨루기에서 밀릴 경우 더 위축될 수 있어 민주당이 앞으로 어떤 카드를 들고 현 불리한 정국을 돌파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