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은 30일 한미 통화스와프 협정 체결과 관련해 "국제공조의 힘을 보여준 중요한 사례"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세계지도자포럼' 축사에서 "실물경제가 침체의 늪에 빠지 않도록 하기 위해, 재정확대를 통한 내수시장 활성화로 실물경제를 살리는 데도 국제적 공조가 대단히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중국, 일본과도 금융협력을 이끌어낸 우리 정부는 올 연말을 기해 EU(유럽연합)와 자유무역협정 체결이 예상되는 등 국제사회와 여러 형태의 경제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한국의 이러한 노력이 세계 경제가 위기 이후(post-crisis)의 새로운 틀을 짜는 데도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발 금융위기 극복 의지를 재차 강조하면서 "금융 시장 불안심리를 원천적으로 걷어낼 것"이라며 "필요한 경우 언제든 추가조치를 선제적으로 발동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도 국제금융위기 영향을 받고 있는 게 사실이나 정부는 선제적이고 충분하며 단호하게 대처한다는 대원칙을 세우고 진화작업에 나서고 있고, 실물경제에 대해서도 종합적 대책을 펴고 있다"고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내달 15일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되는 G20 세계금융정상회의를 "새 국제금융질서를 짜는 매우 중요한 자리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 뒤 "이 자리에서 나는 새 국제금융 체제에는 선진국 뿐 아니라 신흥국이 함께 참여하는 협력과 공유의 질서가 돼야함을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국제 금융상황을 삼국지 '적벽대전'의 연환계(連環計)에 빗대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수많은 배를 하나로 연결해 적과 싸우려 했던 이 전략은 순풍을 탔을 때는 매우 강력했지만 역풍을 타고 불어온 불길에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지금의 국제 금융구조도 마찬가지"라면서 "서로 연결된 개방경제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화재를 미리 차단할 예방책을 만들고, 불이 나더라도 조기에 진화할 매커니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금융시장 투명성과 건전성 확보를 위한 국제적 노력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건국60년 기념사업회와 외교안보연구원이 주최한 세계지도자포럼은 각국 전직 정상과 석학을 초빙해 한국 현대사를 평가하고 선진화를 위한 국가전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다. 오작동 전 싱가포르 총리를 비롯해 존 메이저 전 영국 총리, 마하티르 모하마드 전 말레이시아 총리 등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행사 참석차 방한한 존 손튼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이사회 의장 등을 국제자문위원으로, 오 전 총리를 '한국의 친구'로 위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