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18대 총선 불출마 뒤 만든 재단법인 '광장'이 16일 계간지를 발표했다. 대선 참패 뒤 위축된 친노 진영의 집결지 중 하나로 꼽히는 '광장'은 이 전 총리가 키를 쥐고 있다는 것 만으로도 큰 관심을 받고있다.    

    이 전 총리는 계간지에 인사말을 실었는데 그는 김대중 노무현 두 정권을 다음과 같이 평했다. "우리 역사에서 진보적인 정치세력이 집권한 것은 조선의 정조대왕 이래 그동안 한 번도 없었다. 조선 이후에는 일제 식민통치, 자유당 독재, 군부독재와 그 연장선에 있었던 김영삼 정부가 나라를 이끌어왔다. 지난 10년은 조선왕조의 정조대왕 이래 민주개혁진영이 처음으로 집권한 시기"

    이 전 총리는 곧바로 현 이명박 정부를 공격했다. 미국발 금융위기에서 비롯된 최근의 경제 상황을 거론한 그는 "상황이 이토록 엄중한데 정부가 대응하는 방식은 참으로 안일하기 그지없고 시대착오적"이라며 "경제성장률은 근거없이 5%로 내세우고 물가인상, 실업사태, 사교육비 부담 증가에 전혀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전 총리는 "구시대적인 SOC(사회간접자본시설) 토목사업에 예산을 늘려 투입하느라 아주 어려운 기초생활 수급자나 장애인 복지 예산은 물가인상 만큼도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20세기 토목경제시대 수준으로는 이 상황을 극복하기 어렵고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4년이 계속 진행된다면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개탄했다.

    이 전 총리는 이어 "이제 민주개혁 진영은 깊은 자기 성찰이 필요하다"며 "신자유주의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를 휩쓸고 다니다가 자기모순에 봉착한 세계 금융자본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토목경제시대 마인드를 가진 현 정부의 경제정책, 그리고 구시대적 통치행위로 민주주의 기반을 허무러뜨리는 현 상황을 어떻게 이겨낼지를 깊이 성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전 총리는 또 "지금 우리 사회는 다원적 민주주의에 매우 중요한 정당, 언론, 노동조합, 시민사회가 모두 지극히 취약하다"고 평한 뒤 "이처럼 사회 각 부문이 취약한 상태에서는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지 않고 각종 선거에서도 시장경쟁에서도 공정한 규칙이 작동하지 않고 공정한 심판이 가능하지 않다"면서 "현 정부 출범 후 지난 반년동안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일련의 사태가 잘 입증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