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은 13일부터 '노변정담'형식의 정례적인 라디오 연설을 시작키로 했다. 이 대통령이 직접 나서 진솔하게 국정운영에 대해 설명하면서 국민과 호흡을 같이하기 위한 방편이란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안녕하십니까, 대통령입니다'라는 가제도 정했다.

    청와대가 대국민 정책홍보와 소통채널로 라디오를 적극 활용하고 있지만, 긍정적인 결과를 예측하기는 쉽게 않아 보인다. 이 대통령의 라디오 연설이 시작되기도 전에 야권에서는 '일방적 홍보'라는 비판이 시작됐다. 또 이 대통령의 연설 후에도 미국발 금융쇼크로 인한 국내시장의 불안요인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위기감은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의 첫 라디오 연설에는 정치적 논란거리를 배제할 것이라는 방침이지만 야권에서는 이미 '반론권' 주장이 나왔다. 내용에 따라 이 대통령의 연설이 또다른 정쟁을 유발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가해졌던 '전파낭비' 전파공해'라는 비판을 염두해두고 조심스럽게 접근해야한다"고 역풍을 우려했다.

    여기에 라디오라는 매체 특성상 여론의 피드백이 원활치 않는다면 '소통'이라는 의미는 퇴색된다. 일방통행식 정책홍보나 정부 주장만이 강요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 대통령과 청와대가 라디오 연설 준비와 못지않게 '귀를 여는' 노력을 기울여야하는 이유가 여기있다.

    이 대통령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대국민설득과 정책홍보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는 듯 하다. 최근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국회 국정감사 출석을 앞둔 국무위원들에게 "지적당하러 간다고 생각하지 말고 이 기회에 정책을 적극 알리겠다는 각오를 가져달라"는 취지의 당부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첫 라디오 연설을 앞두고 11일 연설문 초안을 점검했으며, 오는 12일 녹음할 예정이다.

    최근 청와대 박재완 국정기획수석과 박병원 경제수석은 각기 '정책·개혁드라이브'와 '경제위기 해법'을 들고 앞다퉈 라디오 전파를 탔다. 박재완 수석은 최근 발표한 이명박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를 설파하고 중단없는 개혁 필요성을 강조했으며 박병원 수석은 막연한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심리를 제거하는데 주력했다. 청와대의 '라디오 프랜들리(Radio Friendly)' 소통이 어떤 효과로 이어질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