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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창의성과 진취성이 승부를 가른다. 해외시장 개척은 이제 대기업에만 국한된 이슈가 아니다. 중소업체 제품이라는 취약한 브랜드력에도 불구하고 아이디어와 제품력을 바탕으로 국내시장의 성공을 이어 세계 무대로 향한 힘찬 발걸음을 속속 내딛는가 하면, 국내보다는 해외시장에서 먼저 그 우수성을 인정받아 수출 판로를 넓힌 뚝심 전략을 내세우는 중소업체도 있다.
국내 1등, 세계에서도 통했다
‘한경희생활과학’은 오로지 제품력만으로 소비자에게 어필한 한국형 스팀청소기 대표 브랜드다. 자본금 3억원으로 출발한지 몇 년 만에 300배 이상의 기하급수적인 매출 상승을 기록하며 이른바 스타 브랜드로 급부상했다. 내수 급신장 여세를 몰아 한경희생활과학은 해외시장을 겨냥한 독자 브랜드 ‘HAAN’을 내세워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하는 초석 마련에 본격 나서고 있다.
이미 2003년 태국을 시작으로 아시아와 유럽, 중동 등에 다양한 판로를 개척해 제품 수출에 박차를 가했을 뿐 아니라, 최대 시장인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에 지사를 설립하고 홈쇼핑에 진출해 현지화 전략을 펼쳤으며 7개 현지 유통점에 납품을 시작했다. 이런 성공 뒤에는 2001년 국내 최초로 스팀청소기 발명 특허 등록을 획득했을 만큼 스팀에 진공청소기능을 결합한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앞선 기술력이 있었다.
생활가전업계의 또 하나의 블루칩으로 떠오른 ‘(주)루펜리’도 수출로 다시 한 번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2003년 설립 이후 불과 3~4년 만에 음식물쓰레기처리기 루펜(LOOFEN)을 1위 브랜드로 자리매김시켰고 국내에서의 대박 경험을 바탕으로 일본 대만 유럽 중동 등 세계 시장에서도 성공신화를 써가고 있는 중이다.
루펜은 ‘100% 깨끗한 환경(100% Fresh Environment)’이라는 뜻으로 비용 절감과 환경 개선을 동시에 추구한 아이디어 상품이다. 음식물쓰레기를 냄새없이 바짝 태워 말린다는 발상으로 국제특허까지 따내 세계 14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스위스에서 열린 ‘제네바 국제 발명전’에서 이희자 사장은 ‘최고 여성 발명가상’을 수상했고, 지난해에는 세계 3대 디자인상 중 하나인 ‘레드 닷 디자인 어워드’를 받아 독창적 아이디어와 뛰어난 기술력, 세련된 디자인이 결합된 제품임을 입증했다.
품질과 기술, 해외시장에서 먼저 통했다
반대로 국내 시장보다 해외에서 먼저 인정 받겠다는 전략으로 일찌감치 성공가도를 예약한 중소업체들도 있다. 공기청정기 전문제조업체 ‘에어비타’는 신개념 AICI(이온복합이온화) 기술을 채택한 초소형 공기청정기로 미국 일본 중국 독일 등에서 제품 인증을 획득하며 품질과 안전성을 국제적으로 승인받았다. 올 2월 독일 QVC 홈쇼핑에서 단 한 번 방송만으로 국내 1년 매출액인 20억원의 5배라는 경이로운 매출액을 기록해 화제가 됐다. 에어비타 이길자 사장은 "해외 발명 관련 행사에서 연이어 수상하면서 터키 영국에서도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해외전시회를 통해 해외 유통업계와 판매계약을 체결하며 수출판로 개척에 나선 사례도 있다. 일본 도쿄에서 열린 ‘제66회 국제선물용품전(Gift Show)’에 참가해 국내 중소기업으로서는 보기 드문 수출 성과를 이루어낸 ‘바로이떼’와 ‘탑위그’가 바로 그 주인공. 바로이떼는 손바닥에 쏙 들어오는 초소형 사이즈와 고급스러운 디자인, 그리고 수동식 분사 방식을 내세운 휴대용 포켓 비데로 일본 위생용품 전문 유통업체와 초도물량 3000대 공급 계약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내피없는 가발로 세계 84개국에 특허를 출원한 탑위그도 이 전시회에서 일본 5개 기업과 630만 달러 어치 수출 계약을 성사시켰다. 두 업체 모두 이번 수출 계약을 계기로 해외판로 확장에 본격적으로 나설 채비를 갖추게 돼 국내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수많은 중소업체들에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