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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희 국방부 장관은 지난 10년간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에서 추진한 '햇볕정책'에 대해 "지금의 정권에서 추진하는 바와 같이 수정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2일 국무회의에서 '옷을 벗기려는 사람이 오히려 옷을 벗었다'며 '햇볕정책'을 비판한 바 있다.
이 장관은 4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햇볕정책을 평가해 보라'는 친박연대 서청원 의원의 질문에 "햇볕정책 수행 과정에서 군인들에게 이념적 갈등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같이 답했다. 이 장관은 또 "현시적이고 실제적인 위협인 북한을 관리하는 입장이 현역 군인인 반면 당시 정치가들은 정치적으로, 정책적으로 북을 관리하는 방법이 군인들의 생각과 달랐다"고 말했다.
서 의원이 '주적'의 개념을 묻자, 이 장관은 "한국 군의 현시적이고 실체적인 위협은 북"이라며 "다만 주적이라는 용어 때문에 정치적· 사회적으로 많은 논쟁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 그런 용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북한은) 실체적·현실적으로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12월에 발간될 2008년 국방백서에 북한을 '주적'이라는 표현을 사용할지 여부에는 "'주적'이라는 표현을 다시 써서 우리 사회가 북이 원하는 '남남 갈등' 속으로 빠지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우리의 적은 북한이라는 주적의 의미가 분명히 포함되는 그런 용어를 찾아 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북한은 경제난과 체제 유지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대남적화 전략을 유지하고 전력 증강을 계속하는 등 북한의 무력 적화통일 노선이 변했다는 증거는 아무 것도 없다"면서 "군사적 측면에서 북한은 지난 10년간 변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북한이 국제 사회로 나오고, 남북과 화해 협력을 하고 기본적인 전략·정강을 포기·수정해 남한과 호혜적 관계를 맺을 때 긴장 완화가 가능하다"며 "북한이 나올 수 있도록 정책이 전환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장관은 위장 귀순한 여간첩 원정화 사건에 현역 군인이 연루된 데 대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안보 불감증이 있다거나 대간첩 활동에 소홀함이 있다거나 하는 질책을 충분히 받아 마땅하고 반성하고 있다"고 유감의 뜻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