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은 요즘 피곤하다. 국회가 원구성도 안돼 사실상 휴업 상태지만 민주당의 하루는 빠듯하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장외투쟁을 접고 국회로 들어왔지만 국회 안에서 할 일 보다 밖에서 할 일이 더 많은 상황이다.
찜통 무더위 속에 민주당으로선 답답할 노릇이다. 요즘 민주당은 하루가 멀다하고 각 기관을 항의 방문 하고 저녁에는 규탄대회까지 한다. 이명박 정부가 언론장악 음모를 꾸미고 있다며 각 방송사를 찾았고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경질을 요구하며 방송통신위원회를 항의방문했다. 경찰의 집회 강경대응에 어청수 경찰청장 경질을 요구하며 경찰청 항의방문도 했고 이명박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의 사촌언니 김옥희씨 금품수수 사건과 관련해선 검찰 수사에 문제가 있다며 검찰청을 항의방문했다.
6일 하루에만 방송통신위, 검찰청을 항의방문했고 KBS 본관 앞에서 정연주 사장 해임 요구 결정을 한 감사원 감사결과 규탄대회를 열었다. 이날 오후엔 청와대의 장관 임명 강행에 긴급 의원총회까지 소집했다. 항의방문도 순탄치 않다. 6일 검찰청 항의방문에선 박주선 송영길 최고위원 등 의원 6명이 찾아갔지만 검찰총장은 만나지도 못했고 출입을 두고 직원과 실갱이를 벌이는 굴욕까지 겪어야 했다.
국회로 들어와 싸우자고 해서 장외투쟁을 접고 등원을 결정했지만 정작 국회 안에서보다 밖에서 할 일이 더 많다. 난항을 겪고 있는 원구성도 자유선진당이 창조한국당과 손잡고 새 교섭단체를 구성하면서 설 자리가 더 좁아졌다. 편법으로 교섭단체를 꾸린 선진당은 곧바로 민주당을 압박하고 있다. 자력으로 한나라당과 맞서기 힘드니까 선진당과의 공조가 필요하지만 야당이면서도 이념 차가 커 공조가 힘든 상황.
정부 발목만 잡는다는 비판에서 벗어나려고 정책 대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국회 밖으로 나갈 일이 많아 주목을 끌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민주당은 7일 일정을 수정해 정책 의원총회를 소집했다. 당초 원내지도부만 참석하는 '원내대책회의'를 계획했으나 이 일정을 수정해 소속 의원 전원이 참석하는 정책 의원총회로 바꿨다. 정권 발목만 잡는다는 비판에서 벗어나 대안 정당으로서 이미지를 만들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정세균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최근 민주당의 어려움을 고스란히 노출했다. 정 대표는 "어제도 긴급의총을 하고, 규탄대회도 하고, 오늘 아침에 정책의총을 열어 힘들겠다고 생각하는지 모르지만 우리 처지가 현안에 대한 싸움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고 털어놨다. 그는 "민생 문제에 국민의 걱정이 커 대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안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소속 의원들의 KBS 본관 앞 규탄대회 참석을 거론하며 "그 더운 아스팔트 위에서 10시까지 있으려니 쉽지 않았다"고도 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에도 청와대를 항의방문한다. KBS 정연주 사장 해임 문제 등을 항의하려는 것인데 이미 이 대통령에게 공개질의서까지 보냈지만 지금까지 아무 답변도 받지 못했다. 그래서 민주당은 이날 이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겠다고 계획했지만 이마저도 뜻대로 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