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기가 방패인가…정말 부모 맞느냐"

    지난 28일 경찰이 시위 진압 도중 유모차를 향해 소화기를 뿌렸다는 주장의 진위 공방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가장 극렬했던 시위 현장에 아기를 데려나온 한 남자에 대한 네티즌의 비난이 거세다. 광우병 괴담을 촉발시킨 MBC 'PD수첩'의 왜곡 보도와 경향신문의 '시위여성 손가락 절단' 거짓 보도 등 시위를 부추긴 상당 요인이 거짓 혹은 과장임이 밝혀지면서 네티즌들은 이 보도 자체에 대해서도 강한 불신감을 나타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게재된 유모차 사진 기사에는 많은 네티즌이 댓글을 통해 아버지로 보이는 남자에게 비판을 가했다. 아이디 'emiro'은 "자식은 부모의 소유물이라는 막돼먹은 모습"이라며 "시위를 하려면 혼자 나올 것이지 유모차가 방패냐"며 따져물었다. 'danddy'는 "동물도 자신의 행동에 위험을 느끼는 곳에는 새끼를 데려가지 않는 법"이라며 "아기를 인간방패로 삼다니 정말 한심하다"고 말했고, 'dlaltns4848'은 "아버지 자격이 없다"며 혀를 찼다.

    유모차를 끌고 나온 행위 배경에 의심을 품는 의견도 많았다. 네티즌 'nickj12'는 "한창 폭력시위가 난무하는 시점에 애를 꼭 데리고 가야했나"며 "자기 주장을 펴기 위해 아무것도 모르는 아기를 데리고 나온 것은 아동학대로 봐야할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bswking'는 "아동학대죄로 처벌감"이라고 거들었다. 또 'vitals11'은 "아기가 무슨 정치적 성향이 있다고 시위에 데리고 나왔나"면서"아기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어쩌려고 저런 위험한 일을 벌이는 지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고 개탄했다. 아이디가 'skyson0620'인 네티즌은 "자기 의사를 표현조차 못하는 아기들을 왜 당신들의 가치관에 부합시켜 도구로 사용하느냐"며 "아기는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고문당하는 듯한 느낌일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의 사진을 두고 경찰이 유모차를 향해 소화기를 뿌린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주장도 만만찮다. 네티즌 'limjycool'은 "사진을 아무리 들여다봐도 유모차에 쏜 게 아니라 뒤에 있는 시위대를 향해 있다"고 지적했다. 'youngazu'은 "현장에는 소화기 분말가루가 사진 뒤쪽으로 상당 범위 퍼져있었다"면서 "뒤로 도망가는 사람들과 반대 방향으로 아기가 타고 있는 유모차를 잡고 선 채로 자기 얼굴이나 가리고 있는 저 남성이 과연 정상적일까"라며 의문을 달았다. 다수 네티즌들은 "이미 소화기가 뿌려진 상태에서 유모차가 경찰쪽으로 향해있는 것" "유모차보다 그 뒤편에 더 많은 분말가루가 보인다" 등 이유를 들어 '유모차 향해 소화기 뿌리는 경찰'이라는 사진기사 제목이 잘못됐다는 주장을 폈다.

    이와 반대로 경찰의 과잉 진압을 주장하거나 유모차 시위 남성을 두둔하는 의견도 있었지만 소수에 그쳤다. 일부 네티즌은 "폭력시위 현장에 유모차를 끌고 온 남성이나, 소화기를 뿌린 경찰이나 모두 잘못"이라며 양비론을 폈다.

    한편 한나라당 권영세 사무총장은 3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아기를 앞세워 물대포 막겠다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 사람들이 부모가 맞는지 싶다"고 지적했다. 권 사무총장은 "촛불집회가 아닌 광기어린 그들만의 폭력집회일 뿐"이라며 "폭력 집회는 최대한 엄정하게 대처해 국가의 질서를 잡아야한다"고 강조했다. 강재섭 대표 역시 "지난 주말 불법 과격시위와 같은 집회는 공동체의 이익 깎아먹는 해충과도 같다"며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