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일 늦은 오후 서울시청 앞 광장,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촛불집회 꼴불견들이 포착되었다.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만행'이었다. 돗자리를 깔고 고기를 구워먹거나 치킨과 과자 등 잡다한 안주를 쌓아놓고 술판을 벌이는 모습들이었다.

    이번 촛불집회에 처음으로 참가했다는 고등학교 2학년 김모군(18살)은 "저런 사람들은 그냥 촛불집회에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참 개념 없어 보인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또 어린 자녀들과 촛불집회의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 나누고 싶어 나오게 되었다는 박모씨(42살)는 "역사적 순간을 대한민국 모두가 함께 하려고 이 자리에 나온 것은 꽤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한쪽에서는 삭발투혼이니 머니 심각한데, 다른 한쪽에서는 마치 축제인 것 마냥 놀러 나온 이들의 모습은 옳지 못하다”고 말했다.

    주부 이모씨(35살)는 “솔직히 나도 늦은 새벽까지 계속되는 촛불집회 때문에 아이들의 간식을 챙겨오기는 했지만, 지글지글 고기냄새 풍기면서 저녁 만찬을 즐기러 나오는 것은 다른 사람들에게 실례다”며 “저런 사람들이 왜 여기 왔는지 이해할 수 없다. 한강시민공원으로 가는 게 맞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한손은 아빠에게 맡긴 채 다른 한손에는 촛불을 꼭 쥐고, 집회의 일원으로 자리 잡은 어린 아이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촛불집회는 더 이상 소수의 전유물이 아닌 것만은 분명하다. 대한민국 모든 시민이 함께 했고, 뜻을 나눔으로써 의미가 더욱 숭고해 질 수 있었던 촛불집회였다. 그러나 몇몇 사람들로 인해 그 의미가 퇴색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