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촛불시위의 장기화, 과격화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는 가운데 인터넷 공간에서도 시위반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청와대 홈페이지는 시위 초기 비난글 일색이던 것이 "세계적 경제불황에서 쇠고기에만 얽매여 국력을 낭비할 수 없다"는 호소가 줄을 이으며 어느 정도 균형을 이루는 모습이다.

    12일 청와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600건이 넘는 글이 올라왔으며 이명박 대통령을 격려하는 글이 주를 이뤄 과거와 대조를 이뤘다. 네티즌 권우현씨는 "드디어 참고만 있던 대다수 국민이 일어섰고 진실이 밝혀지고 있다"며 "지지하는 국민을 잊지말고 뜻을 펼쳐달라"고 말했다. "촛불집회 제발 좀 그만둬라"(김온유한) "거짓의 촛불을 끄자"(유상수) 등 미국산 쇠고기 논란에 이성적 접근을 요구하는 의견도 많았다.

    지난 2일 결성한 '구국! 과격불법 촛불시위반대 시민연대'는 1만5000명 회원을 넘어서는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촛불시위대와의 뜨거운 온라인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 모임은 인터넷에 퍼져있는 '광우병 괴담'을 바로 잡고, 사진과 동영상을 통해 시위 현장에서 벌어지는 불법과 폭력을 고발했다. 10일에는 서울시청 일대에서 촛불시위를 반대하는 맞불시위를 펼치기도 했다.

    디지털카메라 사이트로 유명한 '디씨인사이드'의 촛불갤러리는 "촛불집회를 빙자한 불법, 폭력, 과격 집회를 지지하지 않으며 '다음 아고라'를 무개념 토론장으로 규정한다"고 밝혔다. 포털사이트 다음의 토론장인 '아고라'는 이 대통령 탄핵서명을 시작하는 등 촛불시위대의 주 활동 무대가 되고 있다. 정치색을 띠게 됐다고 해서 일부 네티즌들은 '아고라당'이라고 부른다.

    이처럼 촛불시위를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면서 양측 신경전도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각 포털사이트 게시판과 댓글 등을 통해 서로를 '알바'와 '좀비'로 부르며 깎아내리기 경쟁을 벌인다. '알바'는 촛불집회를 반대하는 네티즌들을 '돈을 받고 정부를 옹호하는 세력'으로 폄하한 것으로 과거 여러 선거과정에서 자주 사용됐던 표현이다. 이에 맞서 시위반대측은 시위대를 '밤이 되면 무리지어 나타나고 전염성이 강하며 이성적 판단기능을 상실, 사람 말을 이해하지 않고 한곳으로만 질주한다'며 공포영화에 등장하는 '좀비(zombie)'에 빗대 비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