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0일 6·10 항쟁 21주년을 맞아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대규모 촛불시위에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방문했다가 시민들에게 거센 항의만 받고 발길을 돌리는 해프닝이 발생한 데 대해 네티즌의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네티즌 '송진경'은 11일 게시판에 "정운천에게 발언 기회를 줘야했다"는 글을 올렸다. 이 네티즌은 "우리가 시위를 한 이유는 '대화를 하기 위한 것인만큼 어떠한 목소리건 막아선 안된다'"며 "정운천의 대화는 변명일 수도 있고 참회일 수도 있다. 예상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떠한 목소리건 막으면 안된다. 광장에 나와서 대화를 하고 토론을 벌여야 한다. 그러한 자세가 우리 힘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 장관 발언 요청을 거부한 광우병국민대책회의에 "우리가 그 사람의 참회에 감복하면 다시 집으로 돌아갈 것 같았는가, 우리는 당신들을 위해서 모인 것이 아니다. 들어가야 하면 들어가고 남고 싶으면 함께 한다"며 "우리가 그 사람의 변명에 짜증이 나면 폭도로 돌변할 것 같으냐"고 꼬집었다.

    이 글을 읽은 네티즌들은 다음 아고라에서 찬반양론을 펼치고 있다.

    네티즌 '열심히 살자'는 "나도 동의한다. 어쨌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정운천 장관도 장관이기 이전에 국민의 한사람이다. 촛불집회도 대화를 위해서 했던거 아닌가", "정운천이 거기 왜 갔겠는가? 진짜 죽을 각오를 하고 간거 아닌가, 무슨 말 할지 뻔하니깐 들을 필요없다고? 이것은 이명박이 촛불시위대의 말은 들을 필요없다는 것과 같은거다"('민주주의 죽음'), "개인적으로 안됐다. 대화를 나눠보고 싶었다. 발언할 줄만 알았지, 어떻게 해결해야 할 지는 모르는 촛불시위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accountgery)는 글을 올려 정 장관을 옹호했다.

    반면 "정운천의 시위현장 참여? 너무 위험하다. 굳이 현 시점에서 그의 말을 더이상 우리가 들을 이유는 없다. 무슨 복장터지는 얘길 또 들으려고… 촛불집회에서 괜한 사고 터질 가능성만 있다"(아이디'SHINER'), "정운천 얼굴에 철판깔았구나, 무슨 낯짝으로 집회에 나와서 말을 하냐 ('Bossary')며 정 장관을 비난하는 의견도 있었다.

    앞서 10일 정 장관은 촛불시위장을 방문해 "국민들께 사죄하러 나왔다. 국민을 섬기겠다고 했는데, 사태에 대한 총책임자가 나와야 하지 않겠느냐, 현재 미국에서 협상이 진행 중이다. 죽을 각오로 국민의 안전한 먹을거리를 위해 협상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이날 청계광장 중앙무대에 올라 "자유발언을 하게 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집회 주최 측의 저지로 연설은 무산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