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동에 책임을 지고 국민에게 사죄하러 '100만 촛불대행진' 현장을 찾은 정운천 농림식품부 장관이 집회 주최측의 저지로 결국 내쫓겼다.

    정 장관은 10일 서울 세종로 일대에서 열린 '100만 촛불대행진'이 시작될 즈음 현장을 방문했다. 정 장관은 전날 주최측인 '광우병 국민대책회의'에 행사에 참여해 자유발언을 할 기회를 달라고 했으나 거절당하자 사전 예고 없이 이날 급작스럽게 방문한 것.

    정 장관은 4시30분께 과천 청사를 출발, 조선일보사 앞 코리아나 호텔에 머물다가 7시30분께 호텔에서 점퍼 차림으로 나와 동화면세점 앞에 마련된 중앙 무대까지 걸어갔다.

    정 장관은 "국민들께 사죄하러 나왔다. 사태 총책임자가 나와야 하지 않겠느냐"며 자유발언을 주최측에 요구했다. 그러나 집회 참가자들은 정 장관을 향해 "정운천 물러가라" "매국노"라고 연호하며 정 장관의 자유발언을 저지했다. 집회참가자들에 둘러싸여 뒤쪽으로 밀린 정 장관은 결국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이날 '국민대책회의'는 정 장관이 행사장을 방문하기 전부터 시민들에게 정 장관의 접근을 막아 줄 것을 당부했다. 국민대책회의는 정 장관의 참석을 막는 이유를 '폭력시위'가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시민들에게 "정 장관이 집회에 참여하는 것은 국민을 흥분시키고 화를 유도해 촛불집회를 폭력으로 매도하려는 도발"이라는 주장을 늘어놓았다. 또 이들은 " 정 장관이나 정부 고위공직자가 이 자리에 나타나거든 야유를 퍼부어라"고 부추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