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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의 고민이 깊어질 것 같다. 530만이 넘는 여유있는 표차로 압승한 이 대통령은 '쇠고기 파동'을 너무 가볍게 봤고, 모든 정권의 집권 초반 국민이 여당에 힘을 보탰다는 안이함에 한나라당은 뒷짐을 졌다.
결과는 냉혹했다. 지난 대선에서 이 대통령의 주요 지지층이던 30~40대가 등을 돌렸고 대선 압승과 4.9 총선에서 한나라당의 과반 의석 확보를 도운 수도권 민심이 달아났다. 다음 총선과 대선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19~20세에서의 지지율 하락폭도 뚜렷하다.
문화일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디오피니언에 의뢰해 28일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기 여론조사(표본오차 ±3.1%P)에서 이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도는 30%를 밑돌았고 50%를 육박하던 한나라당 지지율은 30%대 중반으로 뚝 떨어졌다.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잘 하고 있다는 응답은 29.2%에 불과했다. 3월 24일 조사(52.5%)에 비해 23.3%P나 급락했다. 반면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64.1%로 과반을 훌쩍 넘겼다. '매우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도 23.0%나 됐다. 더구나 지난 대선 때 이 대통령을 지지했던 응답자 사이에서도 '잘못하고 있다'는 답변이 47.0%로 '잘하고 있다'(44.8%) 답변 보다 많았다.
이 대통령의 주요 지지층이던 30~40대의 지지율 급락은 큰 타격이다. 3월 조사에서 58.5%이던 40대 지지율은 28.6%로 하락했고 49.3%이던 30대 지지율도 21.%로 떨어졌다. 한나라당의 텃밭인 대구·경북 지역과 여성의 지지율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3월 조사에서 55.7%였던 여성 지지율은 이번 조사에서 25.7%로 내려앉았다. 이 대통령이 가장 잘한 일을 묻자 응답자의 34.5%가 '모름.무응답'이었다. 이 신문은 "특별히 기억나는 '잘한 일'이 없다는 평가"로 해석했다.
한나라당 지지율도 급락했다. 3월 조사에서 48.5%를 얻었던 한나라당 지지율은 이번 조사에서 34.4%로 크게 하락했다. 두달새 14.1%P나 빠졌다. 특히 한나라당 과반 의석 확보에 가장 많은 보탬이 된 수도권에서 민심 이반이 컸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에서 19.2%P, 인천.경기에서 15.7%P가 빠졌다. 연령별로 보면 19~20세에서 17.1%P가 하락했다. 직업별로는 화이트칼라(23.4%P 하락)에서, 계층별로는 저소득층(16%P 하락)과 고소득층(14.3%P 하락)에서 하락폭이 컸다.
이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민심 이반의 가장 큰 원인은 역시 '쇠고기 파동'이었다. 이 대통령이 가장 잘못한 일로 응답자의 57.0%가 '쇠고기 수입 협상 파문'을 꼽았다. '내각 및 청와대 인사 파동'이 12.0%로 뒤를 이었고 '경제 활성화 미흡'(11.0%), '친박 복당 문제 및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의 갈등'(9.9%) 등의 순이었다. 쇠고기 수입 협상의 경우 연령, 지역, 학력, 직업, 소득, 지지 정당을 막론하고 비판 여론이 압도적이었다.
개선해야 할 점을 물었는데 응답자의 63.9%가 '국민과의 소통 부족 해결'이라 답했다. '친박 복당 등 한나라당 문제 해결'이라 답한 응답자는 13.8%였고, '문제있는 장관교체 등 인사쇄신'은 12.9%였다. 이명박 정부가 내세운 '실용적 정부 운용'에 대해서도 9.6%만이 지지를 보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