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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29일 사설 '불법 저지르고 의인(義人)인 양 행동하는 거리시위대'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개방 반대를 내세운 불법 시위가 28일로 닷새째 이어지며 공권력을 공공연하게 희화화하는 양상으로까지 치닫고 있다. 시위대 일부가 ‘나를 잡아가라’는 식으로 경찰을 희롱하다시피 하면서 경찰에 연행돼 조사받기를 자청하고 나서기까지 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극렬한 정치적 구호가 난무하는 불법 시위로 변질한 촛불시위 주도자나 참가자 일각의 이렇듯 갈수록 더 빗나가고 있는 행태는 여간 심각한 일이 아니다. 명백하게 사회 질서를 어지럽히며 불법을 저지르고도 당연히 가져야 할 죄책감은커녕 자신들이 정의로운 명분과 양심에 따르는 의인(義人)인 양 행동한다는 것은 법치주의를 근본부터 흔드는 일탈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등을 통해 빠르게 퍼지고 있는 이른바 ‘닭장투어’ 시리즈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어떤 방식으로든 대중을 선동하려는 세력의 얄팍한 심리전 책략이 그 배경인 것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 ‘닭장차’로 불리는 경찰 호송버스를 통해 촛불시위 참가자들이 연행되고 있는 상황을 풍자하는 글과 패러디 사진들을 올리는가 하면 “경찰청이 국민을 상대로 무료 닭장차 투어 서비스를 한다”라는 식의 글 등을 올려 공권력을 조롱하면서 무기력한 것으로 비하·왜곡하고 있다. 그 반면에 시위대의 행동은 마치 양심에 기초한 시민 불복종운동으로 포장하고 있다는 것은 그 저의가 공권력 무력화와 법치주의 무시 외에 달리 있다고 보기 어렵다. 그렇지 않다면 자진해 연행되고도 웃으며 휴대전화기로 기념사진까지 촬영하는 행태를 버젓이 보이지는 못할 것이다.
평화적인 집회의 개최가 시민의 당연한 권리라는 것을 부인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불법 시위를 벌이고도 적반하장(賊反荷杖)으로 정당한 공권력 행사를 죄악시하거나 조롱하는 행태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 의지가 새삼 요구되는 시점이다. 그래야 이명박 정부가 출범 이후 강조해온 ‘법과 원칙의 준수’ 역시 공허한 구호로 끝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