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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 김대중-노무현 정권이 무능했다는 평에 통합민주당의 일부 의원들이 발끈했다. 논란의 발단이 된 부분은 김대중-노무현 두 정권을 "무능했다"고 평가한 중앙일보 전영기 논설위원의 말.
26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18대 국회의원 당선자 워크숍'을 연 민주당은 중앙일보 전영기 논설위원을 초청해 강연을 들었다. 이 자리에서 전 위원은 지난 10년 민주당 정권이 "무능했다"고 평가했고 격분한 일부 의원들이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전 위원은 '통합민주당에 바란다'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이 자리에서 전 위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선 남북 화해를,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선 정치개혁을 이뤄낸 점에 높은 점수와 의미를 부여했지만 "지난 10년간 두 정부가 무능했고 성장이 중단됐다"고 평가했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것도 국민의 성장 요구를 이명박 대통령이 잘 파고들어 집권할 수 있었다는 요지로 설명했다. 그는 민주당에 "다음 대선에서 어떤 아젠다로 재집권을 할 것인지를 준비해라"고 충고했다.
그러자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전 위원의 "성장 중단"과 "무능했다"는 발언에 딴지를 걸었다. 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박선숙 당선자는 전 위원의 평을 "너무 피상적인 규정"이라고 반박했다. 박 당선자는 "지난 10년간 남북관계 긴장완화와 정치개혁을 인정하고 성장없는 10년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맥락이 맞지 않다"며 "그와 같이 규정된 것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 것이 대선과 총선의 패인이고 현재 안고 있는 숙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과거 정권은 외환위기 이후라는 맥락 속에서 파악해야 한다"고 강변했다.
노영민 의원도 거들었다. 노 의원 역시 "그런 피상적 규정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 것이 패인"이라는 박 당선자와 같은 논리를 폈다. 노 의원은 이런 피상적 규정을 "몇 년간 보수 언론이 세뇌시켰다"고 주장하며 보수 언론인 중앙일보의 전 위원을 비판했다. 노 의원은 "우리 정도 규모 국가 중 우리 보다 성장률이 높은 국가는 없고, 국민소득과 국가 규모를 감안한다면 국가 틀을 갖춘 나라들의 평균 성장률을 상회하는 것은 우리나라밖에 없다"면서 "잘못된 정보에 따른 판단으로 몇 년간 보수 언론이 세뇌시킨 것"이라고 우겼다. 노 의원은 "중단된 성장이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고도 했다.
이런 반발에 전 위원은 "(그런게) 민주당식 성장이었는데 먹혔느냐"고 맞섰다. 전 위원은 "그간 우리나라 GDP(국내 총생산)가 세계 11위에서 13위로 떨어졌다는 것을 아느냐"면서 "이런 비판이 국민 호응을 얻었기에 민주당이 대선에서 진 것 역시 사실 아니냐"고 반박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발언으로 당 행사가 논란에 휩싸인 데 대해선 "본의 아니게 논란을 일으켜 죄송하다"고 진화했다. 다만 전 위원은 "이런 자극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발언은 정당했음을 역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