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은 23일 "어제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으나 우리가 아무리 해도 부족할 수밖에 없다"며 "그러나 계속해서 점진적으로 더 잘해 나가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전국 시장, 군수, 구청장 초청 오찬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농촌에서 광우병, AI 문제로 국민이 어수선하고 걱정들이 많다. 경제는 어렵고 젊은이 일자리도 없는데 이런 일 겹치고 겹쳐서 국민들 마음이 편치 못하다"면서 "그럴수록 행정하는 우리들은 국민 마음 헤아려 더 잘하는 행정을 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당부했다. 전날 쇠고기 논란에 대해 국민들의 이해를 구하는 입장표명 이후에도 완전히 불씨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는 점을 의식, 한번 더 몸을 낮춘 것으로 풀이된다.

    이 자리에서도 이 대통령은 한미FTA 비준안 처리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우리 경제가 모든 것을 대외에 의존하고 있고 (수출 비중이 70% 넘는) 해외시장에 팔아야 하는 나라"라며 "우리 수출 경쟁력이 떨어지면 경제가 참 어려워진다. 그렇기 때문에 FTA도 해야 한다. 물건 많이 팔아야 하니 FTA 빨리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시장, 군수 여러분들은 농촌에 계신 분들이기 때문에 FTA로 인해 지역에서 어려운 점이 있겠으나 여러분들은 다른 정치인들보다는 더 이해를 할 수 있는 입장 아닌가 생각한다"며 협조를 당부한 뒤 "인기 없는 정책 안하면 되지만 안하면 먼 훗날 살아갈 수가 없다. 어쩔 수 없이 머리띠 두르고 허리띠 조르고 할 수 밖에…"라며 불가피한 현실을 지적했다. 그는 "1∼2년 후에는 세계 경제가 자리 잡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 기간 만은 나라들이 어려움을 겪어 후퇴하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그래도 대한민국은 그 어려움 속에서도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유일한 나라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공직사회 변화를 강조하며 이 대통령은 "저는 국민을 정말 낮은 자세로 섬겨야 한다고 말합니다만 여러분들은 이미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기초단체장들을 격려했다. 그는 "일선에서 일하다 보면 주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 듣고 어찌 보면 억지 같은 소리도 들어주고 여러분 몸소 다 하고 있다"며 "그러나 중앙정부 있는 사람들 목도 뻣뻣하고 허리도 뻣뻣하고…(그런 모습들을 아직) 많이 볼 수 있다. 중앙정부는 그야말로 국민 섬기는 공직자가 되자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노재동 시·군·구청장 협의회장을 비롯해 전국 230여 기초단체장이 참석했으며 류우익 대통령실장, 이윤호 행정안전부장관이 배석했다.